최근 경북도에 ‘낙동강살리기사업본부’가 출범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살리기’ 사업 중 경북 구간의 낙동강을 치수(治水)하는 것이 과제다. 본부장은 공원식 정무부지사가, 실무는 6개 팀 26명이 맡는다.
25일 저녁 이 사업본부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는 직원들은 퇴근시간을 잊은 채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일부 직원은 “강물은 넘치면 홍수, 모자라면 가뭄이므로 일정하게 흐르는 ‘균형’이 중요하다”면서 “사람의 몸도 70%의 물이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살 수 있듯이 낙동강이 홍수나 가뭄 같은 심술을 부리지 않고 강 유역의 주민들과 더불어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업본부가 출범한 지 2주 정도 지났지만 직원들은 낙동강뿐 아니라 물에 대한 식견이 상당히 풍부했고 ‘물의 시대’를 선도한다는 자부심도 강했다. 낙동강을 다시 태어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행정적인 시각만으로는 부족하고 강과 함께 형성된 문화와 역사, 생태 등에 대한 인식이 남달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성수 행정지원단장은 “낙동강 살리기는 악순환을 끊고 다시 태어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낙동강 물을 식수와 공업용수 농업용수로 쓰고, 나아가 강변을 걸으면서 마음의 평안을 얻고 사색을 할 수 있으려면 일정한 수량이 1년 내내 유유히 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홍수나 가뭄이 반복되는 지금의 낙동강은 사색은커녕 마음을 졸이게 하는 ‘골치 아픈 강’처럼 돼 있다고 덧붙였다.
강원지역에서 시작돼 부산 쪽으로 흐르는 낙동강 510km 가운데 대구를 포함해 경북을 지나는 구간은 282km. 의성의 조문국 등 13개의 고대 소국(小國)이 경북의 낙동강을 끼고 등장했다. 정부가 국가 차원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추진하게 된 데에 경북도가 3년 전부터 추진한 ‘낙동강 프로젝트’가 나름대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핵심은 들쭉날쭉한 낙동강의 물을 균형 있게 조절해 각종 용수로 사용하는 것뿐 아니라 생태환경과 역사문화관광이 어우러져 생동감이 넘실대도록 하려는 것이다.
낙동강 살리기에 필요한 정부 예산 9조8000억 원 가운데 경북이 55%인 5조4000억 원을 차지한다. 경북 구간이 가장 길고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예산으로 우선 댐과 저수지를 만들고 하천환경을 가꾸며, 자전거도로 같은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다.
김영수 총괄기획팀장은 “벼락이 쳐도 피뢰침 덕분에 마음 놓고 잠을 잘 수 있는 것처럼 홍수나 가뭄이 생겨도 마음을 놓으려면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낙동강이 명실상부하게 ‘영남의 젖줄’로서 이름값을 할 수 있도록 본부 직원들부터 전문가가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