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영어연극으로 영어 속에 푹∼

  • 입력 2009년 8월 31일 02시 59분


“우리집은 무대, 가족은 배우”

《영어를 자연스럽게 체화(體化)하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영어교육 현장에선 체험을 통해 영어를 익히는 방법이 자주 활용된다.

24시간 영어를 접할 수 있는 국내외 영어캠프에 자녀를 참가시키거나 영어연극, 뮤지컬을 통해 자녀가 영어와 친숙해지도록 돕는 부모도 적지 않다.》

또래 주인공 등장하는 동화책 선택… 단어·문장은 물론 몸짓까지 익힐 수 있어

그중 영어연극은 유아 또는 초등학생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고 학습효과가 높아 자주 이용된다. 대본을 읽고 암송하면서 실생활에 유용하게 활용되는 단어와 문장들을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어 애니메이션이나 영어 테이프를 듣고 주인공의 대사를 그대로 따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어 특유의 억양과 발음을 익힐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작품 선택: 4명 이상 등장하는 영어동화책을 선택하라

많은 부모가 ‘영어연극’을 하려면 전문가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본, 소품, 무대장치 등 연극을 하기까지 준비해야 할 사항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어연극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온 가족이 참여하는 영어연극을 얼마든지 연출할 수 있다.

영어연극을 하려면 가장 먼저 작품을 선정해야 한다. 자녀가 영어를 막 배우기 시작한 유아 또는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면 영어동요나 짧은 스토리 북을 작품으로 선택한다. 노래 가사 또는 영어책에 나오는 인물이나 동물 역할을 자녀에게 맡기고 노래 가사나 책 내용을 이야기하듯 말하게 하면 즉석에서 영어연극 한 편이 완성된다. 대사를 말하면서 몸을 움직이게 하거나 대사가 끝난 뒤 관련된 노래를 부르며 율동을 하도록 하면 연극을 할 때 필요한 ‘몸짓’을 자연스레 익힐 수 있다.

어느 정도 말하기 실력을 쌓은 자녀를 위해선 노래와 대사가 조화를 이룬 ‘진짜 연극’을 해보자. 먼저 자녀가 평소 즐겨 읽는 영어동화책 중 4명 이상의 인물이 등장하는 책을 고른다. 동화책엔 주인공의 심리가 자세히 묘사돼 있어 감정표현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동화책이 아니더라도 동기부여를 위해 평소 자녀가 좋아하는 소재를 다룬 책 위주로 작품을 고르는 게 좋다. 감정이입이 쉽도록 자녀 또래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책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 연극대본: 영어책을 창의적으로 각색하라

작품을 결정한 다음엔 연극에 사용할 대본을 만들 차례. 먼저 책을 집중해서 읽으며 세부내용까지 완벽히 파악한다. 주인공의 성격이나 특징까지 분석하면 더욱 좋다. 그 다음엔 주인공들의 대화 내용을 따로 정리한 뒤 스토리가 이어지도록 문장을 배열한다.

대본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작성한다. 주인공의 심리를 여러 각도로 파악하고 다양한 상황을 묘사하면서 본래 동화책과는 다른 결말로 대본을 쓰는 것도 방법. 이때 부모는 “주인공이 이 대목에서 이렇게 행동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을 던져 자녀가 상상력을 발휘해 이야기를 만들어 가도록 돕는다.

대본을 직접 각색하는 과정을 통해 자녀는 좀 더 연극에 몰입하게 되고 영어를 단순한 언어가 아닌 하나의 작품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인지하게 된다. 또 다양한 어휘에 관심을 갖게 돼 향후 영어실력을 효과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대본 분량은 기존의 동화책 분량에 맞춰 작성하는 게 좋다. 단, 자녀의 암기력을 고려해 내용을 적절히 재구성하도록 한다.

연극을 하라고 하면 대본에 나온 내용을 단순히 ‘달달’ 암기하는 학생들이 있다. 대본 내용을 무조건 외우는 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단어와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며 일상생활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 연극연습: 대사는 물론 몸짓까지 익혀라

영어 대본이 완성되면 본격적으로 연극 연습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대사에 익숙해지도록 대본을 여러 번 소리 내 읽는다. 이땐 이어서 읽는 부분과 끊어 읽어야 하는 부분을 정확히 구별하고, 억양에 주의하며 읽는다. 자녀의 영어 발음이 어색하다면 영어 애니메이션이나 영어책에 딸린 테이프를 반복해 들으면서 발음교정을 하도록 한다.

그 다음엔 대본을 보지 않고도 그 상황에 맞춰 주인공의 대사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반복 훈련한다. 상황에 따라 자녀가 주인공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도록 곁에서 기존의 스토리를 들려주거나 상황을 설명해 주는 게 좋다.

“이때 주인공의 심정은 어땠을까?” 같은 질문을 던져 자녀가 인물의 감정을 생각한 뒤 표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여기에선 화를 내야 해” “활짝 웃으면서 얘기해야지”처럼 직접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도록 지시해선 안 된다.

대사를 익히고 난 뒤엔 동선을 구상해 본다. 이동하는 장면, 잠을 자는 장면, 식사하는 장면 등 대사와 함께 정확한 동작까지 계산해 연습을 하면 연극 연습에 재미를 더할 수 있다. 따로 연습시간을 정해두는 것도 좋지만 대본에 포함된 문장들을 일상생활에서 꾸준히 사용하며 익히도록 부모와 자녀가 함께 영어로 대화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바람직하다.

○ 공연: 분장·소품·무대까지 완벽히 준비하라

연습을 충분히 했다면 실전에 돌입한다. 연극을 선보일 무대를 꾸미고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소품들을 활용해 무대장치로 쓴다. 주 무대는 온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거실이 적당하다.

거실 벽면에 연극의 배경이 되는 도시나 성 등을 크게 그려 걸어놓으면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된다. 숲이 배경이라면 푸른색의 커튼과 색지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무대를 꾸미거나 소품을 만들 땐 자녀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다. 자녀의 상상력을 자극해 도화지나 상자 등으로 새로운 소품을 만들어 보게 하는 것도 좋다. 주인공의 이미지에 맞는 의상도 빼 놓아선 안 된다. 의상은 집에 있는 옷이나 모자, 망토, 스카프 등을 활용한다. 엄마의 화장품을 이용해 분장을 해줘도 좋다.

연극을 무대에 올릴 땐 친구들을 초대해 자녀가 되도록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작품을 발표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이를 통해 자녀는 영어에 자신감을 키우고 성취감을 맛보게 된다.

▶지난 기사와 자세한 설명은 easynonsul.com

안수경 정철연구소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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