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우리학교 공부스타/경기 군포중학교 서학규 군

  • 입력 2009년 9월 1일 02시 52분


■경기 군포중학교 3학년 서학규 군
컴퓨터 TV에 빠진 세월… 늘 멍하고 우울… 어머니 독려에 변신, 기본부터 다시 출발!

《“공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했지만 막상 시작하니 난감했어요.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몰라 헤맸죠. 중1 수학에 대한 기본기가 거의 없었고 영어에선 명사, 형용사가 뭘 뜻하는지도 몰랐어요.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부모님 얼굴을 떠올렸어요.”

경기 군포중 3학년 서학규 군(15·사진)은 공부에 큰 관심이 없었다. 초등학교 5학년 무렵 아버지가 운영하는 공장의 일을 어머니가 거들게 되면서 서 군은 공부와 거리가 더 멀어졌다. 중1 때 영어 수학 시험점수는 평균 50점대, 국어와 과학은 60∼70점대였다. 그러던 서 군이 ‘매일 조금씩이라도 공부한다’는 목표를 스스로 세우고 본격적으로 공부 모드에 돌입했다. 그 결과 중3 중간, 기말고사 주요교과의 성적은 평균 90∼95점, 반 4등 안팎으로 뛰어올랐다. 》

학교수업 집중하고 인강으로 듣고 또 듣고

‘힘든 벽’ 영어도 자기주도 학습으로 극복

○ 눈은 떠 있되 머리는 ‘띵’한 시절

초등학교 시절 서 군의 반 석차는 40명 중 30등 남짓이었다. 친구들과 놀러 다니느라 바빴다. 중학교 생활도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농구, 배드민턴을 하거나 오락실을 들락거렸다. 오후 9시 무렵 귀가해서도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TV 채널을 섭렵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수업을 듣긴 했지만 무슨 내용인지 도통 알아들을 수 없었다. 서 군은 “눈은 떠 있되, 머리는 늘 띵한 상태였다”고 회상했다. 교과준비물이 뭔지도 몰랐고 친구들 숙제를 베껴내는 일이 잦았다. 시험기간에는 친구들의 공부법을 흉내 내다가 시간을 흘려보냈다.

친척집에 다녀온 날이면 마음이 울적했다. 공부 잘 하는 세 살 위 누나와 비교되는 일이 많기 때문이었다. 누나의 성적이 오를수록 스트레스는 더 커졌다.

이때였다. 지난해 5월, 움츠러드는 아들의 모습을 발견한 어머니는 “신경을 많이 써주지 못해 미안하다.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한번 도전해보자”며 아들을 다독였다. 그동안 내심 부모님에게 서운했던 마음이 순식간에 풀렸다. 목표의식 없이 보낸 지난 시간에 대한 반성과 ‘부모님에게 좋은 결과를 보여주겠다’는 의욕이 교차했다.

○ 인강을 200% 활용하다

가장 먼저 종합학원에 등록했다. 학원수업은 레벨테스트 결과에 따라 1∼6반으로 나뉘는데, 서 군은 다섯 번째 수준인 2반에 배정됐다. 일주일에 사흘은 학원에서 5시간씩 주요 과목을 예·복습했다. ‘학원에 가지 않는 날은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서 군은 인터넷을 뒤져가며 학습법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봤다. 드디어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좋아하는 과목을 학습함으로써 공부에 대한 흥미를 유지할 것 △좋아하지 않는 과목이라도 매일 꾸준히 공부할 것 △인터넷강의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이었다.

서 군은 사회, 역사 분야에 유독 관심이 많았다. 그는 매일 1시간 사회교과서를 탐독하거나 인터넷에서 관련 자료를 찾아 읽었다. 어느새 책상에 앉아 뭔가를 한다는 게 힘들거나 어색하지 않게 됐다.

점수가 안 좋아 기피하던 과목은 한 번에 몰아서하기보다는 매일 조금씩 공부하기로 했다. 수학이 첫 번째 공략대상이었다. 수학공부는 ‘학교수업→인강(인터넷강의의 줄임말)→문제집’의 3단계 학습법을 활용했다. 학교에서 배운 단원을 그날 바로 인강으로 복습하고 문제집을 푸는 방식이었다.

서 군은 학교수업을 귀담아들으면서 수학의 기본기를 다졌다. 쉬운 공식은 그것이 어떤 원리에 따른 것인지 정확하게 아는 데에 중점을 뒀다. 반면, 어려운 공식은 태도를 달리했다. 처음부터 이해하려고 욕심을 부리면 시간이 많이 걸리기에, 일단 암기를 해 몸에 익히는 방식을 택했다.

특히 몇 번이든 반복해 들을 수 있는 인강은 좋은 길잡이였다. 처음 인강을 듣고서 이해가 안 되면 반복해 들었다. 반복할 때마다 동영상 배속을 높여 청강 시간을 줄여나갔다. 개념 이해가 어려웠던 수학 입체도형 단원의 경우 5회를 반복해 들었다. 인강으로 개념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판단되면 문제집을 풀면서 자신의 이해 정도를 가늠해봤다.

수학 문제집은 서너 권을 활용했다. 개념이 쉽게 설명된 문제집(‘개념유형 탄탄수학’), 심화문제가 많은 문제집(‘SSEN수학’), 주요과목이 모두 들어 있는 문제집(‘열공 기출문제집’ ‘올백 기출문제집’)이 그것. 쉽게 푼 문제는 곧바로 심화유형으로 넘어갔고, 풀이과정이 잘못됐거나 답이 틀린 문제는 유사한 문제를 다시 풀어봄으로써 확실히 짚고 넘어갔다. 여기에다 학원에서 나눠준 심화학습 자료도 틈틈이 공부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질문거리가 늘어난다는 점이 신기했다”는 서 군은 공부속도를 더욱 높여나갔다.

○ 경쟁자를 정해 독하게 승부하라!

서 군에겐 영어도 뛰어넘기 힘든 ‘벽’이었다. 중1 때까지 명사, 형용사, 부사의 뜻조차 잘 몰랐으며, 아는 영어 단어도 극히 적었다. 그는 단어실력을 키우기 위해 ‘뜯어먹는 중학 기본 영단어 1800’을 골랐다.

서 군은 영어단어를 눈으로 한 번 읽고, 종이에 생각나는 대로 써본 뒤, 다시 틀린 단어를 외웠다. 하루 평균 30∼50개를 외웠는데, 많게는 300개를 외운 날도 있었다. 영문법은 수업시간에 정리한 노트필기와 관련단원의 학원자료집으로 보완했다. 내신 준비는 시험 한 달 전부터 시작했다. 시험범위의 단어, 문장을 통째로 암기했고, 문법도 꼼꼼히 공부했다.

중2 2학기 중간고사까지만 해도 성적이 크게 나아지진 않았다. 하지만 2학기 기말고사에서는 영어 수학 성적이 80∼90점대로 올랐다. 3학년 들어선 평균 95점대로 안착했다. 학원에서도 2반에서 6반으로 레벨이 향상됐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 축에 속했다’는 사실은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공부를 하다 보면 슬럼프가 자주 찾아왔어요. 그때 생각해낸 해결책이 ‘경쟁자를 정하되, 대상 수준을 점점 높여 나가자’였어요. 처음에는 나보다 1, 2등 앞선 친구를, 그 다음에는 5등 앞선 친구를 경쟁 대상으로 삼았죠. 지금은 반 1등이 목표이고, 올해 안에 전교 1등을 목표로 삼아 공부하고 있어요.”

박은정 기자 ej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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