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가 결국 정수근(32·사진)을 포기했다.
롯데는 1일 “전날 발생한 음주, 행패 신고의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정수근을 퇴출시키기로 했다”며 “명예회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구단의 명예를 실추시킨 선수와 함께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정수근은 8월 31일 부산 해운대구의 한 주점에 있었다. 경찰이 출동한 것은 오후 11시 45분께. 정수근이 상의를 벗고 종업원에게 욕을 한다는 신고를 받은 뒤였다. 하지만 경찰은 “피해가 없고 업주가 처벌을 원치 않았다”고 밝혔고 정수근은 구단을 통해 “주점에 가긴 했지만 별일 없었다”고 말했다.
롯데는 신고한 사람의 말이 오락가락해 사실 관계를 놓고 논란이 예상됐지만 심사숙고 끝에 정수근의 퇴출을 전격 결정했다.
정수근은 2004년 시민에게 야구 방망이를 휘둘러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무기한 출장 금지 처분을 받았고 지난해 7월에는 만취 상태에서 경비원을 폭행해 무기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지난달 12일 393일 만에 복귀했지만 19일 만에 또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정수근을 위해 구명 운동까지 했던 한 선수는 “이제는 배신감이 든다”고 말했다.
롯데 관계자는 “남은 연봉은 지급되며 시즌이 끝난 뒤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해 자유계약 신분이 되면 정수근은 다른 구단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KBO는 “롯데의 경위서를 검토한 뒤 상벌위원회 개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던 정수근이라 영구 제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산=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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