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3시 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청사 접수실 엘리베이터 앞에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두꺼운 서류뭉치가 든 분홍색 보자기 꾸러미를 들고 한 줄로 늘어섰다. 이들은 하나같이 목에 파란 수건을 두르고 있었다. 수건에는 ‘황우석 박사의 연구 재개를 위한 100만인 서명 탄원서 제출 기념’이라고 적혀 있었다.
줄기세포 논문조작과 연구비 횡령 등의 혐의(사기 등)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황 박사를 지지하는 이들은 4년 동안 온·오프라인에서 지지성명을 받았다. ‘국민의 소리’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비롯해 전국 사찰은 물론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서나 서명을 받아 온 탄원서를 1심 판결 선고를 앞두고 1일 재판부에 한꺼번에 제출했다. 서명 인원은 무려 110만3300명. 탄원서 전체 무게가 1.8t으로 법원에 제출된 역대 탄원서 중 최고기록을 세웠다. 법원 직원들은 200여 개의 보자기에 나눠 담긴 탄원서를 옮기느라 진땀을 뺐다. 수작업으로 일일이 세어 가며 9층 재판부까지 정성스레 옮겼다.
2006년부터 3년 2개월간 43차례나 열린 황 박사에 대한 1심 재판은 지난달 24일 심리를 모두 마치고 10월 19일 오후 2시 선고가 이뤄진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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