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인플루엔자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각종 행사 취소를 권고하면서 지방자치단체와 주관 단체들이 대형 축제 개최 문제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미 많은 예산을 들여 축제를 준비해 왔기 때문이다.
충남도는 다음 달 9일부터 18일까지 100억 원을 들여 공주와 부여에서 열기로 한 ‘제55회 백제문화제’의 취소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6일 밝혔다. 이번 축제는 백제문화를 집대성해 국제축제의 원년으로 삼기로 한 ‘2010 대백제전’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행사.
충남 논산시도 다음 달 22∼26일 강경포구에서 열려던 ‘2009 강경발효젓갈축제’를 강행할지를 검토 중이다. 논산시 관계자는 “8일 축제추진보고회에서 최종적으로 방침을 결정할 것으로 안다”며 “다른 대규모 축제의 개최 여부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행사를 주최하는 일부 단체에서는 국제적 신뢰도를 거론하며 행사 강행을 주장하기도 한다. 다음 달 9∼11일 울산문화예술회관과 문화공원 일원에서 처용월드뮤직페스티벌을 주최하는 처용문화제 사무처는 이날 “뮤직페스티벌을 취소할 경우 지금껏 쌓아온 국제적 신뢰를 무너뜨릴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큰 피해를 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뮤직페스티벌 주빈국인 호주는 11월 19∼22일 자국에서 열리는 호주 월드뮤직엑스포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등 신종 플루 때문에 국제적인 행사를 취소한 사례가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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