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을 갖춘 작가는 많지만, 이들의 작품을 구경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들과 대중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데 힘을 쏟고 있어요.”
고서화 수집을 취미로 하다 ‘예술 세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선각종의 비구니인 명보 스님(57). 그는 지난해 1월 인천 중구 옛 도심 거리의 빌딩 1층에 ‘인천 갤러리’를 개관해 무료로 예술 아카데미 강좌, 전시관 대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딱딱한 분위기의 관공서에서 ‘출장 전시’를 하는가 하면 소장품 전시를 통한 불우이웃 돕기 활동도 벌이고 있다.
명보 스님은 1년여에 걸쳐 인천지방경찰청에 미술작품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1∼2개월 단위로 동양화, 문인화, 서양화 등 다양한 작품을 보내 1층 로비에 전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는 여름을 주제로 한 김정호 작가의 ‘설악산’과 김시구 작가의 ‘소나무’ 등 서양화 11점을 감상할 수 있다. 다음 달에는 사진작가의 작품을 보낼 예정이다.
시흥시청에서는 갤러리 소장품 48점을 전시해 수익금으로 불우이웃을 돕는 ‘사랑나눔’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그가 운영하는 인천 갤러리는 작가들이 개인 전시회를 무료로 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관 1년여 동안 10여 명이 전시회를 가졌다.
이 갤러리에는 다른 전시실에서 볼 수 없는 이색 시설이 있다. 1타석을 갖춘 실내 ‘스크린 골프 교실’이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 세미 프로골퍼가 기본자세를 가르치고 있으며, 스포츠와 미술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명보 스님은 “어떤 경계 없이 작가와 시민이 자주 만나 ‘그림의 세계’에 푹 빠져들도록 하고 싶어 이런 프로그램을 마련해봤다”고 소개했다. 10년 전부터 취미로 고서와 고화를 수집해 오던 명보 스님은 신예 작가들을 돕기 위한 방편으로 불교식 미술관 사업을 벌이고 있다. 032-761-1800, www.incheongallery.kr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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