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자투리시간 10분이 미래 바꾼다

  • 입력 2009년 9월 8일 02시 56분


공부할 시간이 없다고? 자투리시간 10분이 미래 바꾼다
선생님 교실오는 시간, 쉬는 시간, 점심먹고 남은시간…
구체적 목표 실천하면 ‘알짜시간’ 벌수있어

《“공부시간이 부족해요.”

이런 말하는 학생들은 부지기수다. 학교수업을 듣고 나면 공부시간은 야자(야간자율학습의 줄임말) 시간뿐이라는 게 그들의 주장. 정말 그럴까?

고교생의 하루를 촘촘히 잘라보자. 가용시간은 엄청나게 많다. 학교 오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60분 남짓, 조회·종례시간 각 10분, 쉬는 시간 총 100분(=10분×10회·하루 7교시 수업·보충학습 2교시·야자 3시간 기준), 점심시간 20분 안팎, 그리고 수업시간 내 ‘숨은’ 시간들을 모은 90여분(=1교시 당 약 10분×9회)까지…. 이들을 합하면 약 5시간으로 야자시간을 훌쩍 뛰어넘는다. 여기에 ‘예기치 않게’ 생기는 자율학습시간까지 더하면 하루공부시간은 더 늘어난다.》

시간활용의 대가들인 허지혜 씨(19·여·서울대 사회과학계열 1학년), 강수진 씨(19·여·서울대 수의예과 1학년), 이창민 씨(19·연세대 신소재공학과 1학년)를 통해 공부시간을 최대한 모으고 모아 학습시간을 최적화하는 노하우를 알아본다.

○ 자투리 시간이라고? ‘가랑비’에 옷 젖는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은 전략적 학습방법의 기본. 등하교 시간, 아침자습시간, 쉬는 시간, 점심시간, 청소시간 등 자투리 시간은 의외로 많다.

쉬는 시간 10분 동안 높은 이해력을 요구하는 공부를 하기란 쉽지 않은 일. 허 씨는 “영어단어를 외우거나 중간 수준의 수학문제를 푸는 게 좋다”면서 “구체적인 학습목표량을 정하면 효과가 배가 된다”고 조언했다. 즉 자신이 10분간 영어단어를 몇 개 외울 수 있는지, 수학문제를 어느 정도 풀 수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에 맞춰 공부하라는 것. 평소 오답노트를 작성해 쉬는 시간에 살펴보는 것도 효과적이다.

집중이 잘 안 되는 시간에는 PMP(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로 인강(인터넷 강의)을 듣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급식을 받으러 가거나 기다리는 시간이 그 예. 식사를 마친 뒤에는 도서관 등에서 책을 읽거나 오전에 배운 내용을 복습한다.

등하교 시간은 영어듣기를 ‘마스터’하는 시간으로 활용한다. 단, 귀에 꽂고 그냥 흘려듣는 태도는 피한다. 허 씨는 “문장 단위로 끊어 들은 후 입으로 바로 따라하면 단기간에 실력 향상이 이뤄질뿐더러 한눈파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자투리 시간엔 토막잠을 자며 밀린 잠을 보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강 씨는 “아침자율학습시간이나 조회시간을 활용해 학습계획표를 작성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귀띔했다. 그날그날 학교수업 변경에 맞춰 시간대별 학습량을 세우면 낭비되는 시간을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 이 시간 대학합격자들의 수기를 읽음으로써 하루의 마음을 다질 수도 있다.

○ 수업시간에 ‘숨어있는 1인치’를 찾아라

수업시간에도 ‘숨어있는’ 시간이 있다. 수업 종이 울린 뒤 담당교사가 교실에 오는 데까지 5분 정도 걸린다. 이때는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을 훑어보거나, 교과서 목차 또는 주요개념을 미리 읽어둔다. 학습흐름을 미리 파악할 수 있어 수업을 따라가기가 수월하다. 이 씨는 “수업시간마다 핵심 키워드만 기억해 둬도 내신 준비의 부담이 훨씬 줄어든다”고 했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담당교사가 다양한 예를 들려주거나 농담을 할 때가 있다. 관련 내용을 충분히 이해했다면 이 틈을 타 필기한 내용을 복습함으로써 나만의 공부시간으로 활용한다. 또 수학수업에서는 문제 푸는 시간이 대개 주어지는데, 만약 문제를 빨리 풀었다면 특히 어려웠던 문제를 반복해 풀어 자기 것으로 소화한다. 과학과목이라면 마인드맵을 그려보는 게 효과적. 예를 들어 ‘물’ 단원에서 극성물질이 갖는 성질에 대해 배웠다면, ‘물-극성분자-수소결합’ 등을 그림으로 그려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한다.

강 씨는 “언어나 외국어 수업시간에는 교과서 지문을 틈틈이 눈으로 읽어두면 문장과 전개방식에 남들보다 빨리 익숙해진다”고 말했다. 잘 모르는 내용은 수업시간 안에 질문하면 담당교사를 찾아가는 시간이나 대기시간까지 줄일 수 있다.

○ 집중력을 높이는 나만의 공부법을 만들어라

그렇다면 야자 시간이나 예상치 않은 자율학습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야자 시간에는 주요과목을 중심으로 밀도 높은 공부를 한다. 어려운 개념을 이해하거나 고난도 문제를 푸는 것.

여러 시간 야자를 하다보면 지루해지기 마련. 계속 앉지 말고 가끔 서서 공부하는 방식은 지루함을 없애주는 데 효과가 크다. 과목에 변화를 주는 방식도 고려할 만하다. 허 씨는 “과목마다 사용하는 뇌 부위가 달라 과목을 바꾸는 것도 장시간 집중력을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영어를 공부했다면 다음은 수학, 그 다음은 국어, 과학 등으로 바꿔준다.

이 씨는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이나 쉽게 느끼는 과목부터 공략하는 것이 좋다”면서 “공부가 잘 안 될 땐 과감히 소설책이나 잡지 등을 읽으면서 휴식을 취하라”고 말했다.

불쑥 자율학습시간이 생겼다면 시간을 정해놓고 공부하면 효과적. 제한된 시간 내에 문제를 풀면 자연스레 시험환경에 적응하게 된다. 평소 이런 훈련을 해두면 시험에서 긴장감과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세 사람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선 항상 공부할 교재를 충분히 준비해두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은정 기자 ej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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