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고교생 실종사건 18일째 행적 ‘오리무중’

  • 입력 2009년 9월 8일 15시 53분


지난달 22일 부산에서 집을 나간 이모군(17·부산 모 고교 2년)의 행적이 18일째 묘연하다.

이 군의 실종사건을 맡고 있는 부산 북부경찰서 전담팀은 이 군이 이날 오후 7시경 부산연안여객터미널에서 제주도행 여객선인 코지 아일랜드호에 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은 당시 이 군이 여객선 3등실 B칸 신발장 근처에서 쪼그려 앉아있는 모습이 찍힌 목격자의 기념사진을 찾았고 이 군을 같은 자리에서 봤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전담팀은 이 군이 여객선을 탄 뒤 23일 자정 무렵까지 6시간가량 신발장 부근에 홀로 앉아있었다는 목격담은 확보했지만 이후의 행적을 알 수 있는 단서나 목격자는 찾지 못했다.

경찰은 또 코지 아일랜드호가 제주도에 도착한 23일 오전 6시부터 3시간 분량의 제주여객터미널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을 정밀분석하고 여객선 정박 이후 이군의 가능한 행적을 살펴봤지만 별다른 단서나 흔적을 확보하지 못했다.

경찰은 차량을 이용해 하선한 경우를 제외하면 이 군이 제주도 여객터미널에 내렸을 확률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전담팀은 이 군의 납치 가능성에 대비해 납치 등 유사범죄 경력이 있는 여객선 승선자를 수사하는 동시에 22일 자정부터 여객선이 제주에 도착한 23일 오전 6시까지 이 군의 행적을 집중적으로 캐고 있지만 이렇다할 단서가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이 군이 집을 나온 당일 인근 은행에서 계좌에 여윳돈이 있었음에도 2만원만 인출한 점, 집을 나가기 전 자신이 좋아하던 인터넷 게임 아이템 등을 이미 정리했고 사전에 인터넷으로 제주행 여객선의 시간표 및 운임 등을 검색한 점, 승선한 이 군의 휴대전화 전원이 갑자기 꺼진 점 등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다.

경찰 전담팀 관계자는 "만약을 대비해 해경은 물론 일본해상청에도 공조수사를 요청해 해역을 수색하는 한편 차량을 이용해 여객선을 빠져나간 승객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며 "이 군이 몰래 여객선을 빠져나가 어딘가에 살아있었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군 사건'은 실종 이틀 뒤 이 군의 누나가 절박한 사정을 인터넷에 게시한 것이 누리꾼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게 돼 전국적인 사건으로 확대됐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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