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인천의 한 임대아파트 8층에서 부모와 함께 사는 김 씨는 지난 달 15일 오전 4시경 같은 동 7층의 A 씨(37·여) 집 출입문이 열려 있는 것을 보고 들어가 방에서 혼자 자고 있던 A씨를 성폭행하고 달아나는 등 같은 달 9~29일 이 아파트 단지에 사는 여성 15명을 성폭행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 여성은 김 씨와 같은 동에 사는 여성 13명과 바로 옆 동 여성 2명으로 주로 30대 주부인 것으로 드러났다.
휴대전화 대리점 직원인 김 씨는 한번도 흉기를 들지 않고, 주로 새벽에 반바지와 티셔츠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문이 열린 집은 아무데나 들어가 범행을 저질렀다. 김 씨는 혼자 자고 있는 여성 옆에 슬며시 누워 옷을 벗기려다 "누구냐"고 물으면 남편인 것처럼 "나야"라고 말한 뒤 성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잠에서 깬 몇 몇 여성이 소리를 지르면 김 씨는 즉시 복도로 뛰어나가 비상계단을 통해 자신의 집에 숨었다. 심지어 아래층에 사는 한 30대 주부를 성폭행한 뒤 자신의 집으로 달아났다가 옷을 갈아입고 10여 분 뒤 다시 위층에 사는 30대 주부를 성폭행했다.
피해여성에게 신고를 받은 경찰은 아파트 1층 출입구에 설치된 폐쇄회로(CC) TV를 확보해 범행 기간 아파트를 드나 든 남성들을 조사하다가 김 씨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성범죄 전과가 없는 김 씨는 "최근 성적 욕구를 참을 수 없어 무작위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인천=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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