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올림픽과 세계디자인수도 사업은 산업디자인 인프라 구축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다음 달 9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등지에서 열리는 ‘2009 서울 디자인올림픽’을 한 달여 앞둔 7일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디자인재단에서 만난 심재진 대표이사(54·사진)는 서울시의 디자인 사업을 이같이 설명했다. 이벤트 성격이 강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디자인 산업을 키우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 심 대표는 “서울시가 공공디자인 토대를 구축했듯 우리는 산업디자인 토대를 구축해 디자인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를 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디자인 통’으로 불리는 심 대표는 LG전자 디자인연구소장을 지내다 올해 3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대기업 임원 출신이지만 중소기업의 디자인 역량 구축에 관심이 많다. “대기업들은 이미 세계적인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지 않느냐”고 운을 떼자 심 대표는 탁자 위에 놓인 유리잔을 가리켰다. 그는 “대기업들이 생산하는 자동차, 전자제품 등의 디자인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하루하루 먹고살기 바쁜 중소기업들이 만드는 평범한 제품에는 디자인 개념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다”며 “그마저도 이제는 중국이 다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조선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요트와 크루즈선도 잘 만들고, 중소기업들이 작은 제품에서 수준 높은 디자인을 구현해야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 대표는 디자인에 대한 편견도 없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디자인을 비용이나 서비스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 그는 “디자인은 장식이나 예술과 엄연히 다른 일종의 독립적인 창의 산업”이라며 “디자인올림픽과 세계디자인수도 사업이 잘 진행되면 이런 편견도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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