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가정보육교사’ 경력인정 논란

경기도 “경력인정 안해 지원자 부족” 法개정 추진
보육시설聯 “어린이집 교사 대거 유출될 것” 반발

경기도가 영유아를 가정에서 돌보는 가정보육교사제도를 운영하면서 보육교사들의 경력을 인정해주는 법개정을 추진하자 보육시설연합회가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가정보육교사제도는 자격증을 가진 보육교사가 영유아의 집을 방문해 36개월 미만의 영유아를 일대일로 돌보는 것으로 지난해 1월 경기도에서 전국 처음으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보육시설에서 일하는 보육교사들과 달리 가정보육교사는 경력을 인정받지 못해 이 제도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 가정보육 vs 시설보육

경기도는 가정보육을 위해 권역별로 11개 보육정보센터를 두고 이용을 원하는 가정과 취업을 희망하는 보육교사들을 연결하고 있다. 현재 350여 가정이 이용하고 있고, 410여 가정과 250여 명의 보육교사가 대기 중이다. 하지만 가정과 보육교사의 집이 멀거나 근무시간, 보육료 등이 불일치해서 대기가정과 교사가 바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다. 보육료는 평균 110만 원이다. 이 중에 경기도가 40만 원을 지원하고 나머지는 이용자가 부담해야 한다.

경기도내 보육시설(일명 어린이집)은 지난해 말 현재 모두 9712개로 가정시설(5508개·영유아 20명 미만)과 민간시설(3629개·20명 이상), 국공립 386개, 사회복지법인 74개 등으로 나뉜다. 교사 1인당 평균 3명에서 5명을 돌보고, 평균 보수는 109만 원으로 집계됐다. 경기도 관계자는 “1년여간 가정보육교사제도를 운영한 결과 부모들의 만족도는 88%, 보육교사의 만족도 역시 71%로 높은 편”이라며 “그러나 가정보육을 희망하는 보육교사가 부족해 대기 중인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 영유아보육법 개정 추진 논란

가정보육 지원 교사가 적은 이유는 경력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보육교사 3급 자격증을 딴 뒤 2급으로 승급하려면 2년, 다시 1급으로 승급하려면 6개월을 보육시설에서 근무해야 한다. 1급 자격증이 있어야 보육시설을 개원하거나 기존 보육시설의 원장이 될 수 있다. 보육교사들은 대부분 1급 자격을 따 민간시설을 운영하는 게 목표다. 따라서 가정보육을 원하면서도 경력인정이 안 되기 때문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경기도는 한나라당 심재철 국회의원의 입법발의를 통해 가정보육교사의 경력을 인정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보육시설연합회는 법개정이 추진되면 시설교사들이 대거 가정보육교사로 유출되고, 가정보육제도가 활성화되면 시설보육 시장이 축소될 것을 우려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