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수준별 수업, 중위권-진학률 고려하라

  • 입력 2009년 9월 16일 02시 56분


올해 말 첫 고교선택을 앞두고 서울 시내 중학생과 학부모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민회관에서 열린 고교 입학 설명회에는 많은 학부모가 몰렸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올해 말 첫 고교선택을 앞두고 서울 시내 중학생과 학부모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민회관에서 열린 고교 입학 설명회에는 많은 학부모가 몰렸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내년부터 서울에서 처음으로 고교선택제가 실시된다. 10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특목고, 자사고, 전문계고 등 109개교의 전기 모집이 끝나면 12월 15일부터 201개 일반계 고교의 후기 모집이 시작된다. 원서 접수까지 남은 기간은 3개월. 내게 맞는 학교는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고교선택제는 3단계 지원으로 이뤄져 있다. 1단계에서는 서울 전 지역 학교를 선택할 수 있고, 1단계 추첨에서 탈락하면 2단계에서 거주지역 학교군에서 선택할 수 있다. 2단계 추첨에서도 탈락하면 거주지 학교군과 인근 학교군에서 교통편을 고려해 배정된다.》

서울 고교선택제 12월15일 시작… 어떻게 고를까

통학시간-교육비-진학지도 살펴 선택해야
하위권은 방과후 학교 잘 운영되는 곳 좋아

○ ‘하이인포’ 학교정보 한눈에

전문가들은 고교 선택의 3대 고려 사항으로 △등하교가 편할 것 △교육비 지출이 합리적일 것 △입학사정관제, 국제반 편성 등 시대 흐름에 맞는 진학지도를 할 것을 꼽고 있다. 문제는 이런 정보를 어디서 얻느냐는 것이다. 학교정보공시제에 따라 개설된 ‘학교알리미(www.schoolinfo.go.kr)’ 사이트에서 학교별로 진학률을 비롯한 갖가지 정보를 볼 수 있지만 한눈에 알아보기는 어렵다.

서울시교육청은 14일 일반계 고교 홍보사이트인 ‘하이인포(hinfo.ssem.or.kr)’를 신설했다. 사이트 첫 화면에는 서울시 지도에 모든 일반계고를 표시해 한눈에 거주지에서 가까운 학교들을 알 수 있다. 남녀공학, 남자학교, 여자학교만 각각 따로 뽑아볼 수도 있으며 공립 사립 여부도 바로 알 수 있다.

학교명을 클릭하면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학교 위치 안내에는 지도와 함께 가까운 지하철역, 버스노선, 스쿨버스 운행 여부가 나와 있다. 학교소개 항목에는 방과 후 학교나 논술 영어 등 특성화 수업을 소개하고 있다. 학교에서 사교육비를 억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부분이다. 진학지도 항목에는 지난해 졸업생의 대학 진학률이 제시돼 있고 입학사정관제 대비 방안 등이 소개돼 있다. 구체적인 계획까지 나와 있지는 않지만 변화하는 입시제도에 맞춰 학교에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다.

○ “명문대 진학률만 따져선 안돼”

와이즈멘토 조진표 대표는 “입소문에 의존하거나 무조건 명문대를 많이 보낸 학교를 찾아서는 안 된다”며 “학생 학업 수준별로 학교 선택에도 차이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기주도 학습 습관이 갖춰진 상위권 학생은 학교 수업이 수준에 맞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수준별 수업이 잘 이뤄지고 있는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중위권은 명문대 입학률을 따지기보다는 진학률이 높은 학교가 좋다. 입학사정관제 준비를 잘하는 학교를 찾아 성적에 비해 진학을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위권은 통학시간이 짧고 방과 후 학교가 잘 운영되는 학교가 좋다. 대학진학률이 높은 학교를 추천할 만하다. 4년제 대학 진학률을 포함한 대학진학률은 하이인포 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학교알리미에 공개된 서울 소재 고교의 대학 진학률을 분석해 보면 지역적 특성이 나타난다. 눈에 띄는 것은 교육열이 높고 사교육이 밀집된 강남, 서초, 양천 등은 대학 진학률이 서울시 평균보다 낮다는 점이다. 조 대표는 “강남, 서초, 송파, 목동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은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진학률은 높지만 재수 비율이 높고 전문대 진학률이 낮아 전체적인 대학진학률이 떨어진다”며 “그만큼 교육비 투자가 많기 때문에 교육비 투자 대비 효과는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 중앙고-고려대 학점 이수 연계

고교선택제를 시행하는 후기모집뿐만 아니라 전기모집도 자사고, 자율고, 마이스터고로 선택권이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3개 자율고 가운데는 대학과 같은 재단에 속해 있어 연계효과를 볼 수 있는 학교들이 있다. 자율고는 교육과정 운영이 자유로워 대학과 연계프로그램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고는 고려대와 연계하는 과학캠프, 교수특강, 대학 선수학점 이수제를 계획하고 있다. 고려대 국제어학원에서 장학생으로 어학연수를 받을 수도 있다. 경희고는 경희대 국제교육원과 연계한 해외유학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대학도서관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대부고는 이화여대 사범대와 상호 작용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선수학점 이수제를 도입하고 이화여대로 유학 온 외국인 학생들이 이대부고에서 실습하도록 해 국제화 교육에도 힘쓴다는 방침이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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