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운동가 황대권씨 등 ‘생명평화’회원들
영광 태청산에 마을 조성중… 내년 완공
일회용품 안쓰며 직접 재배로 식량 해결
6월부터 시작한 마을 조성 공사는 내년에 끝난다. 지금은 우물, 재래화장실, 비닐하우스, 7명의 평화결사 회원이 거주하는 컨테이너가 전부지만 내년에는 생명·평화학교와 마을센터, 공동 주거공간, 광장, 생태체험장이 들어선다.
이곳은 ‘생명평화마을’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자연과 최대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기 위한 공간이다. 일회용품 등 자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물건은 사용하지 않고 산에서 내려온 물을 받아 식수로 사용하게 된다. 식사도 주민들이 직접 기른 작물로 해결한다. 생명·평화 사상을 보급할 일꾼을 길러내기 위해 생태농업과 대체의학, 인문학 등을 무료로 교육한다. 한마디로 전국 생명평화운동의 본산이 되겠다는 의지다.
황 씨는 2003년부터 5년 동안 도법 스님과 함께 전국을 돌며 탁발순례를 마친 뒤 마을 건설에 착수했다. 황 씨는 마을이 들어서는 땅(16만여 m²)을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았다. 1985년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13년을 복역하고 출소한 그는 태청산에서 농사를 지었다. 그러다 국제사면위원회(국제앰네스티) 초청으로 2년간 유럽의 대안공동체와 영국의 생태농업을 공부하고 2001년 귀국해 ‘풀빛문화연대’와 ‘생명공동체운동센터’의 대표를 맡아 생태운동가의 길을 걸었다.
황 씨는 “전국을 순례하며 우리의 국토가 대립과 갈등에 찌들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갈등과 대립, 물질주의로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에 무감각해진 사람들을 보며 무엇인가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탁발순례를 끝낸 그는 각 지역에 생명·평화 가치를 추구하는 공동체를 만들기로 생명평화결사와 의견을 모았고 영광에 이를 실현하는 마을을 조성하기로 했다. 생명평화결사 운영위원장인 황 씨는 “이곳은 인공미를 최대한 배제한 채 사람과 자연이 하나를 이루며 살아가는 공간”이라며 “생명평화마을에서 우리는 인간의 욕심과 갈등으로 파괴되는 생태계를 회복하는 방법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