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의원 2명 타미플루 10알씩 받고 해외출장

  • 입력 2009년 9월 17일 02시 53분


‘무단처방’ 부인하다 결국 시인

서울 강남구의회 의원들이 거점병원이 아닌 보건소를 통해 타미플루를 무단으로 처방 받고 해외 출장을 떠난 것으로 확인돼 물의를 빚고 있다. 16일 강남구청은 “구 의원 두 명이 타미플루 10알씩을 받아 출장을 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강남구보건소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이들 의원들에게 타미플루를 처방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다 언론의 확인 요청이 계속되자 이날 오후 이를 뒤늦게 시인했다.

채수영 부의장 등 강남구의원 10명은 11∼18일 노르웨이와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3개국으로 출장을 떠나면서 의원 전원에게 타미플루를 처방해줄 것을 강남구보건소에 요구했다.

강남구보건소는 보건소 소속 전문의 진단을 거쳐 이들 중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2명에게 타미플루 20정을 내줬다. 서미옥 강남구보건소장은 “최근 항암치료를 받은 이모 의원과 평소 고혈압과 당뇨 증세가 있던 강모 의원은 고위험군에 감기 증세가 있어 한 명당 10정씩 20정을 처방했다”며 “해외 출장 중 신종 인플루엔자에 감염될 경우에 대비해 귀국한 뒤 증세가 없으면 돌려받는 조건으로 줬다”고 밝혔다. 환자들의 상태를 감안해 예방 차원에서 타미플루를 내줬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반인의 경우 단체 감염이 아닌 이상 보건소에서 직접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기란 쉽지 않다. 신종 플루 업무를 담당했던 보건소는 거점병원 명단이 공개된 이후 단체 감염을 제외하고는 개인 환자의 진단 및 치료를 중단한 상태다. 거점병원에서도 실제 발열과 인후통이 없는 경우 타미플루 처방을 잘 하지 않기 때문에 구 의원들은 자치단체 소속 보건소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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