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한양대에 입학한 새내기 남현길 씨(19). 경남외국어고 출신인 그는 올 1학기 10개 과목 중에 두 과목만 빼고 전부 ‘A+’ 학점을 받아 경영대 수석을 차지했다. 그렇다고 책과 씨름만 하는 ‘범생이’는 아니다. 남 씨는 ‘경영전략 동아리’에 가입해 선배들과 경영과 기업에 관해 진지하게 토론하고 봉사활동도 하는 등 바쁜 대학생활을 보내고 있다. 지난 주말에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에서 민속예술축제 행사를 도왔다.
한양대는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뽑은 학생들에 대해 “진흙 속에서 진주를 찾아낼 수 있었다”고 매우 만족하고 있다. 이들의 올 1학기 평균 학점이 1학년 전체 평균보다 크게 높았다. 1학년 전체 평균은 4.5점 만점에 3.08점이었지만 입학사정관제 입학생들의 학점 평균은 3.48점이었다. 일반 학생들이 B학점을 받을 때 이들은 B+ 학점을 받은 셈. 물론 학점이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성패를 가늠하는 잣대는 아니지만 주목해 볼 만하다. 이 학교가 숨은 인재를 제대로 찾아낼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한양대는 2009학년도에 모두 15명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했다. 2010학년도에는 선발 인원을 조금 늘려 40여 명을 뽑을 계획이다. 한양대 오성근 입학처장은 “학생 15명을 뽑는 데 들어간 인력을 다 따져보면 700명은 될 것”이라며 “1차 서류 평가 결과가 우수한 학생들의 추천서 등을 검증하기 위해 제주도에 있는 학교까지 입학사정관이 찾아가 교사를 만나 면담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1차 면접 결과를 2차 면접에서는 전혀 반영하지 않았고 최고·최저 점수는 제외한 채 평가를 했다.
‘애프터서비스’도 충실하다. 오 처장은 “학생들의 잠재력을 보고 선발한 만큼 대학이 적극적으로 학생들의 잠재력을 실력으로 키워주는 사후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양대는 주기적으로 입학사정관제 입학생들을 모아 간담회를 통해 학교생활에 관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 이번 겨울방학에는 해외인턴십, 봉사활동 프로그램 참여 기회도 줄 계획이다.
한양대 외에 올해 입학사정관제 선도 대학으로 선정된 건국대의 경우 입학사정관제로 시행되는 재외국민특별전형을 위해 입학사정관들이 외국에까지 나가 면접을 치르기도 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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