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생태숲에 삼광조-팔색조도 서식

  • 입력 2009년 9월 18일 06시 53분


식물 706종 동물 530여종 관찰
야생노루가 이동통로 이용도

목장으로 쓰다가 버린 황무지가 생태 숲으로 다시 태어났다. 제주도가 제주시 용강동 5·16도로변에 조성해 최근 개장한 ‘한라생태숲’을 16일 찾았다. 한라산 특산 구상나무가 먼저 탐방객을 맞았다. 제주도 상징 꽃나무인 참꽃나무가 군락으로 자리 잡았다. 구상나무 숲 동쪽 수생식물원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식물인 ‘순채’ 사이로 손톱만 한 노란 꽃을 피운 ‘참통발’이 얼굴을 내밀었다.

암석원으로 향하는 길 옆으로 층꽃나무가 수줍게 보라색 꽃을 피웠다. 저지대에서 옮겨진 아왜나무가 빨간 열매를 수북하게 달았고 팽나무, 고로쇠나무, 단풍나무가 군데군데 자리 잡았다. 한라산의 대표 식물을 모두 볼 수 있어 ‘작은 한라산’을 연상시킨다. 생태 숲과 국립공원 사이 도로 밑에 만든 생태 이동통로는 야생 노루의 길이 됐다. 저녁이면 노루가 수생식물원에서 목을 축인다.

한라생태숲 면적은 전체 196ha. 2000년 공사를 시작해 9년 만에 완공했다. 해발 550∼912m에 식물 333종 28만8000그루를 심었다. 난대, 온대, 한대 식물 등 다양한 식물 상을 접할 수 있다. 테마 숲은 구상나무, 참꽃나무, 목련, 단풍나무, 벚나무, 양생난원, 지피식물원, 산열매나무, 양치식물, 수생식물 등을 주제로 만들었다. 전체 탐방코스는 9km가량으로 1시간, 2시간, 3시간 코스가 있다. 최근 생태모니터링에서 인위적으로 식재한 식물보다 많은 706종이 서식하고 동물은 530여 종이 관찰됐다. 곤충류에서는 멸종위기종인 두점박이사슴벌레, 물방개, 애기뿔쇠똥구리 등이 나타났다. 조류에서는 천연기념물 407호인 팔색조, 멸종위기종인 삼광조 등을 관찰할 수 있다. 포유류에서는 제주족제비, 노루, 오소리 등이 둥지를 틀었다.

강태희 제주도 녹지환경과장은 “숲의 훼손과 복원 과정을 통해 숲이 주는 의미를 느낄 수 있다”며 “한라산 고산대 희귀수종에 대한 유전자원 보존과 유망수종의 지역적응시험 장소로도 활용한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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