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남성, 이혼으로 60억대 보험금 못 받아

가족 명의를 빌려 보험에 가입한 70대 남성이 이혼으로 60억원이 넘는 보험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임성근)는 A씨(73)가 ´세금 절감을 위해 아내와 딸 명의를 빌려 보험계약을 체결, 보험금도 전액 본인의 돈으로 납부했다´며 아내와 딸,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계약자 등 명의변경이행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비록 A씨가 본인의 돈으로 보험료를 납부했고 이 사실을 보험사 측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보험 계약을 아내와 딸의 이름으로 체결하고 수익자도 아내와 딸로 지정했다"며 "보험계약서에서 명시한 계약자와 수익자에게 보험 혜택이 가야 한다"고 밝혔다.

A씨는 2006년 1월 부인과 3명의 딸 이름으로 연금보험계약을 체결한 뒤 자신이 관리하는 부인과 딸들 명의 은행계좌에서 보혐료 전액을 일시에 납부했다.

이후 A씨는 계약 체결이 후 2008년 2월까지 매달 연금 형식으로 보험금을 지급받았고 같은 달 딸들 명의로 또 다른 보험을 체결, 같은 방식으로 보험금을 납부하는 등 모두 8개의 보험에 가입해 보험금액이 66억4000만원에 이르게 됐다.

그러나 A씨와 갈등을 겪던 부인이 2008년 3월 A씨가 관리하던 자신과 딸의 계좌를 본인들이 직접 관리하는 계좌로 옮기면서 A씨는 보험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이에 A씨는 같은 해 4월 법원에 보험금 지급 정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기각당하자 4개월 뒤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