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울·경기 과학영재학교의 2010학년도 입시가 마무리됐다. 각 과학영재학교에서 발표한 합격자 자료와 ㈜타임교육 하이스트학원의 입시분석을 바탕으로 2010학년도 과학영재학교 입시 결과를 분석했다. 지난주(프라임타운 9월 14일자 4면 ‘2010학년도 한국·서울·경기 과학영재학교 입시분석 上)에 이어 한국과학영재학교와 경기과학영재학교의 전형 분석과 입시총평을 싣는다》
경기과학영재학교 수학 물리 화학 등 대체로 평이한 수준
내년엔 난도 오를듯… 폭넓은 심화학습을
▽일반전형 수학문제 ‘이해’와 ‘추론능력’ 필수▽
한국과학영재학교 일반전형에서는 1단계에서 1500명을 선발했다. 2단계에서 200명을 뽑고, 3단계를 거쳐 최종 100명을 선발했다.
수학은 네 문제를 푸는 데 120분이 주어졌다. 문제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과정부터 다소 어려웠다는 것이 학생들의 평이었다. 풀이과정에서 공식은 최소한으로 사용하면서 이해력과 추론능력으로 문제해결의 고리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었다.
1번 문제는 자연수를 정의역, 공역으로 하는 함수에 관한 추론 문제였다. 2번 문제는 도형의 동형(同形)에 대한 정의와 예시를 통한 추론 문제, 3번은 빛의 반사를 이용한 수열 문제였다. 마지막 문제는 판과 구슬의 배치에 관한 조합 문제로서 주어진 조건을 이용해서 점화식을 유도해내는 문제였다.
▽수학·과학 입체적 사고, 창의력 요구하는 문제 출제▽
전통적으로 한국과학영재학교는 창의력을 강조한 높은 수준의 문제가 출제됐다. 하지만 최근 2, 3년 동안 난도를 다소 낮추고 중등과정과 연계된 고등 수준의 문제가 출제되고 있다. 올해는 물리를 제외한 나머지 과학과목(생물, 화학, 지구과학)의 수준이 다소 낮아졌다.
물리는 △힘의 평형과 전자기 유도의 연계 문제 △전류와 저항 문제 △빛의 굴절법칙에 관한 문제가 출제됐다. 역학, 전기와 자기, 파동 영역에서 한 문제씩 출제됐고, 모든 문제가 실험을 설계하는 형태로 출제됐다. 1번은 우주 공간에서 질량을 측정하는 문제, 2번은 샤프심의 전기 저항에 대한 문제, 3번은 빛의 삼원색에 관한 문제였다.
화학은 작년보다는 다소 쉬웠다는 반응이다. 평소 꼼꼼하게 공부하고, 입체적으로 사고하는 연습이 필요했다. △분자의 운동과 기체의 압력에 관한 문제 △각 물질을 분리하는 문제 △기체 반응법칙과 원자설에 관한 문제가 출제됐다.
생물은 △광합성 △염색체와 유전 △순환계 △호르몬에 관한 문제가 출제됐다. 모든 문항에 대한 선행 지문이 주어졌고, 이를 분석해 풀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됐다. 한 문제를 푸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
지구과학은 △산림 황폐화의 결과 △풍향계와 풍속계 △달의 운동 △광물과 암석에 관한 문제가 출제됐다. 대체로 창의력이 풍부하고 서술능력이 뛰어난 학생에게 유리한 유형이었다.
▽지식+철학 혼합 문제에 관한 논리적 답변이 면접의 핵심▽
한국과학영재학교 입학사정관 전형은 서류평가로 101명, 최종 44명을 선발했다. 전형은 지원자의 △학업성취도 △잠재력 △소질과 인성 △운동능력 △리더십 △전공분야에 대한 열정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본래 취지에 맞춰 진행됐다.
2차 평가는 약 6시간 동안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실시됐다.
학생들은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시청하고 자신이 했던 봉사활동에 대한 평가를 보고서 형식으로 작성했다. 또 ‘천국의 열쇠’라는 작품에 등장하는 3명의 인물에 관한 유인물을 읽고, 천국의 열쇠를 얻을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 짧은 글을 써서 제출했다.
과학캠프 때는 조별로 한국과학영재학교 창조관의 실험실 등을 견학한 뒤 면접이 이어졌다. 면접에선 학교를 견학하며 인상 깊었던 것 등에 관한 질문이 주어졌다. 둘째 날 면접 때는 △수학과 과학의 다른 점은 무엇인가 △수학은 무엇을 연구하는 학문인가 △우주에 끝이 있다고 생각하나 △시간의 시작과 끝이 있나 △낙지발이 잘려서 꿈틀대고 있는데 이 낙지발은 살아있는가 죽어있는가 등 다양한 질문이 주어졌다. 지식과 철학적 사고가 결합된 문제가 다수였다.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말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개별면접 때는 △수학을 어느 수준까지 공부했는지 △수학 한 문제를 푸는 데 가장 오래 걸린 것이 몇 시간인지 △수학의 영역 혹은 분야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무엇인지 등 질문이 주어졌다. 지원자가 좋아하는 과목에 관한 심층면접이 진행됐고, 수상실적이 있는 학생에게는 대회를 준비했던 이유와 준비 방법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실험 설계, 즉석 조별과제는 창의력과 순발력이 관건▽
경기과학영재학교는 30분 동안 객관식 30개 문제를 푸는 것으로 영재성 평가(2단계)를 실시했다. 수리탐구영역 시험은 객관식 20문항에 단답형 10문항을 100분 동안 풀었고, 과학탐구는 객관식 60문항(물리 화학 각 17문항, 생물 지구과학 각 13문항), 영어는 객관식 30문항이 출제됐다.
3단계 전형 1교시에는 수리서술 8개 문제를 80분 동안 풀고, 2교시에 과학서술 10문항(물리 화학 각 3문항, 생물 지구과학 각 2문항)을 120분 동안 풀었다. 3교시에는 수리·과학 통합논술이 세 문제 출제됐다. 3교시 수리·과학 통합논술의 1번 문제는 화학의 구조식과 수학의 경우의 수를 통합한 단순 서술형 문제였다. 2번은 물리의 부력과 무중력에 관한 문제, 3번은 물리의 탄성충돌에 관해 300∼500자 이내로 논술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4단계 과학캠프 첫날에는 8인 1조를 이뤄 조별과제를 3시간 동안 해결했다. 둘째 날에 소금물을 움직이게 하는 실험 설계에 해당하는 실험을 했고 인성면접이 이어졌다. 셋째 날에는 개별발표와 조별토론을 진행했다. ‘옥수수가 강냉이가 되는 것’에 관한 즉석 조별발표가 이어졌다.
경기과학영재학교의 문제 수준은 다른 학교에 비해 평이했다.
수학 문제 경향은 과학고 때의 구술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내년 입시부터는 점차 난도가 높아지고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심화과정과 폭넓은 창의사고력 문제를 접해 새로운 유형에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리는 역학보다는 전기, 파동 쪽의 비중이 높았다. 평이한 수준이었던 만큼 물리를 통한 변별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등가속도 운동과 파동의 성질을 통합한 문제, 직류회로의 계산형 문제가 출제됐다.
화학은 단답형 문제 없이 객관식으로 출제됐다. 문항마다 배점이 달랐다. 물질 구조의 규칙성과 기체의 혼합, 분자의 운동에 관한 문제가 출제됐다. 크게 어렵지 않았다는 평가다.
지구과학도 크게 어렵지 않았다. 지질시대와 지구와 별에 관한 문제가 출제됐다.
하장범 ㈜타임교육 하이스트 특목입시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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