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성 기후에서 주로 서식하는 곤충인 ‘물결부전나비’가 한반도에 자리 잡고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최근 물결부전나비가 월출산국립공원에서 ‘고삼’이라는 식물에 알을 낳는 모습을 확인했다. 공단에 따르면 그동안 제주도나 전남, 경남 등 남부지방에서 이 나비가 관찰된 경우는 있지만 산란 모습을 목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이 나비가 한국에 서식하는 것이 아니라 대만이나 동남아시아 등에서 바람을 타고 날아온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산란 모습이 관찰된 것을 계기로 공단 측은 물결부전나비를 ‘한반도 토착종’으로 판단하기 시작했다. 공단 측은 “물결부전나비가 알을 낳은 고삼이라는 식물은 한국이 원산지”라며 “나비는 애벌레의 먹이가 되는 식물에 알을 낳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외국에서 온 나비가 한국산 식물에 알을 낳는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환경에 이 나비가 적응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공단 측은 “지구온난화로 온도가 계속 따뜻해지면서 아열대 기후에 살던 남방계 곤충이 조금씩 북쪽으로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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