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척추 질환자도 ‘병역 바꿔치기’

  • 입력 2009년 9월 23일 03시 06분


브로커 통화기록중 3명 확인
다른 신체부위로 수사 확대
신검연기 113명도 연루 조사

경찰 병역비리 수사가 어깨 탈구와 심부전증 환자 바꿔치기에 이어 안구와 척추 등 다른 신체 부위의 질병을 가장한 비리로 확대되고 있다.

심부전증 환자 바꿔치기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2일 “브로커 윤 씨의 통화기록에 이름이 오른 군 면제 또는 공익요원 판정자 12명 중 3명이 윤 씨와 금전 거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들은 환자 바꿔치기에 이용된 발작성 심부전증이 아닌 척추, 안구 이상 등의 질환으로 공익요원 등의 판정을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고 진단서를 발급한 병원 등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더불어 윤 씨의 도움으로 신체검사 일정을 연기한 113명의 병적 기록도 군에서 넘겨받아 이들의 병역비리 연루 여부 등에 대해 수사할 방침이다.

광역수사대는 또 병역비리 브로커 차모 씨(31)에게 돈을 주고 신체검사 날짜를 연기한 97명의 서류를 받은 병무청 직원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서류 접수 방법 등 실무사항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이들은 병무청 본청 소속으로 각각 현역입영과 징병검사를 담당해 왔다. 병원에 대한 수사도 계속됐다. 21일 ‘환자 바꿔치기’가 이뤄진 병원 4곳 중 1곳의 의사와 간호사를 조사한 데 이어 22일 나머지 3곳의 의사와 간호사를 조사했다.

경찰은 또 차 씨의 도움으로 병역을 연기한 97명의 구체적인 인적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차 씨의 계좌로 돈을 송금한 은행 18곳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인적 사항이 파악되는 대로 병역을 연기한 이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병역을 면제받거나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았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어깨탈구 수술 병역기피’ 10여명 혐의 추가 시인▼

한편 경기 일산경찰서는 병역기피 의혹을 받고 있는 어깨 탈구 수술환자 203명 가운데 이날까지 130여 명의 소환조사를 마쳤다. 경찰은 현재까지 60여 명의 병역기피 혐의를 확인했으며 이날 조사에서도 10여 명이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나머지 수술환자에 대한 조사를 2, 3일 내에 마무리하고 수술을 한 서울 강남의 A 병원 원장 등 의료진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고양=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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