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탈구 병역감면’ 1100여명 전원 조사

  • 입력 2009년 9월 23일 21시 02분


최근 3년간 수도권 주요 병원에서 습관성 어깨 탈구 증상을 이유로 병역을 감면받거나 면제받은 사람이 11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병무청으로부터 이를 통보받고 수사대상 명단을 추리고 있다. 경찰은 또 입영연기 의뢰자들의 거래 은행에 대한 대규모 압수수색을 조만간 벌이기로 했다.

23일 경찰청과 경기 일산경찰서에 따르면 2006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수도권 10개 병원에서 습관성 어깨 탈구 증상으로 병사용 증명서를 발급받은 사람은 11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병무청은 이 통계를 최근 병역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일산경찰서에 제출했다. 해당 병원은 이번에 문제가 된 서울 강남의 A병원과 유명 대학병원 등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의 10곳이다.

1100여 명은 1차 신체검사가 아닌 재검사 과정에서 진단서를 제출해 병역을 감면받거나 면제받은 사람들이다. 경찰은 병무청과 함께 수술 자료와 검사 현황 등을 분석해 수사 대상자 범위를 선정한 뒤 본격적인 수사 착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일산경찰서는 병역기피 의혹을 받고 있는 A병원 수술환자 203명 가운데 이날까지 150여명에 대해 소환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아이돌 그룹 출신 연예인과 프로경기 선수, 공무원 등이 포함돼 있으나 대부분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번주 중 A병원 의료진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환자 바꿔치기' 수법의 신종 병역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군 면제과정에서 금품 거래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병역비리 브로커 차모 씨(31)에게 병역 연기를 의뢰한 97명의 계좌가 개설된 은행 18곳을 압수수색하기로 했다.

고양=이성호기자 starsky@donga.com

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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