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한 직업이 없는 강모 씨(32)는 올 3월 10일 전남 목포시 죽교동 모 사찰을 찾았다. 도심에 자리한 사찰이지만 신도들의 출입이 그리 많지 않았다. 대웅전에 들어간 강 씨는 주지 스님이 잠시 자리를 비우자 주머니 속에서 철사를 꺼내 씹고 있던 껌을 붙였다.
강 씨는 철사를 조심스럽게 불전함에 넣어 지폐를 하나씩 낚아 현금 15만 원을 빼냈다. 그에게는 규모가 크지 않은 교회도 범행 대상이었다. 예배당에 들어가 기도를 하는 척하다가 목사나 관리인 등이 보이지 않으면 헌금함을 털었다. 강 씨는 3월부터 8월까지 이런 수법으로 모두 46차례에 걸쳐 330만 원을 훔쳤다.
경찰은 지난해 3월 목포 일대에서 발생한 빈집털이 사건의 용의자로 수배된 강 씨를 검거해 조사한 끝에 이 같은 혐의사실을 밝혀냈다. 강 씨는 ‘돈 낚시’로 생활비를 마련해 PC방을 전전하다가 돈이 떨어지면 범행을 했던 사찰과 교회 등을 돌며 돈을 훔쳐온 것으로 드러났다.
목포=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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