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내비게이션, 현위치를 바로 넣어야 옳은 경로 나오겠죠!3가지 유형 ‘긍정의 착각’에 빠지면 성적 향상 길 막혀
사교육 업체 학력평가도 보완적 측면에서 활용해야
학생에게 바람직한 학습경로를 제시하기 위한 ‘학습 내비게이션’도 마찬가지다. 학생의 현재 학력을 정확히 측정해야 올바른 학습경로를 제시할 수 있다. 현재 학력을 제대로 진단하지 않는다면 최선의 경로를 안내하기는커녕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다. 따라서 믿을만한 곳에서 정기적으로 학력진단을 받아 자녀의 정확한 학력지수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학력지수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일부 학부모와 학생은 이른바 ‘긍정의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착각의 케이스와 위험성에 대해 세 가지 유형을 통해 살펴보자.
[착각 1] ‘마음만 먹으면 성적은 금방 올릴 수 있어’
어떤 학부모는 자녀가 마음먹고 공부하면 언제든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은 단지 자녀가 마음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결심만 하면 성적이 ‘수직상승’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에 불과하다. 자녀의 학력지수에 대해 전혀 고민하지 않는 태도다. 향후 자녀의 성적 향상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위험한 유형이다.
[착각 2] ‘반 1등이면 고려·연세대는 갈 수 있겠지?’
중상위권, 상위권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쉽게 찾을 수 있는 착각의 유형이다. 자녀의 우수한 내신 성적을 믿고 ‘반에서 상위권이니 명문 대학에 가겠지’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이런 생각이 여과 없이 자녀에게 전달될 경우 자녀도 ‘반 1등=고려·연세대’ ‘조금만 노력하면 서울대’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
자녀에 대한 엄밀하고 객관적인 파악이 부족한 경우다. 물론 극심한 학업스트레스로 학창시절을 보내는 것보다 이런 ‘긍정적인 착각’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자녀의 위치에 대한 객관적 파악이 선행되지 않으면 목표를 이루기 위한 현실적인 전략을 세우기 어렵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실제 데이터를 살펴보자. 반 1등의 객관적인 위치를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의 정원과 중학교 한 학년의 총 학생 수, 중학교 수, 학급 수에 대입해 분석해본다.
우리나라 중학교 한 학년당 학생수는 약 68만 명이다. 중학교는 3077개교, 한 학년에 1만 9600개 반이 있다. 그럼 서울·고려·연세대의 한 해 입학정원을 살펴보자. 서울대는 3250명, 고려대는 4101명, 연세대는 3793명을 선발한다. 총 1만1144명이다. 서울·고려·연세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전국 중학교의 수준이 모두 비슷하다는 가정하에) 전교 3.62등, 반에서 0.57등 안에 들어야 입학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서울·고려·연세대에 들어가는 것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역적인 학력 차이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반 1등, 전교 1등을 모두 같은 1등으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학교 내신보다는 전국의 학생과 비교해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착각 3] ‘특목고 출신은 다 서울대 간다?’
‘특목고에 합격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된다’ 혹은 ‘특목고 합격=명문대 입학’이라고 착각하는 경우다.
내신 성적이 낮아 특목고에 응시하지 못했다고 학생의 학력수준이 낮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외국어고 입시 관문을 통과했다고 해서 학력이 높다고 말할 수도 없다. 과학고도 마찬가지. 우수한 내신 성적으로 학교장추천전형을 통해 합격했다고 해도 과정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목고에 입학한 것이 자녀의 학력을 증명해주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확신하는 것은 옳지 않다.
내신 성적과 함께 주요과목인 영어·수학의 학력지수를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학력평가를 치러 전국적인 규모에서 자신의 현재 위치를 알아보는 것이 학습설계의 시작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대안] ‘세 가지’를 염두에 두어 자녀 학력 진단하기
학생들의 학력지수를 판단하기 위해 전국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등 5개 과목에 대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 유출 및 평가과정에서의 일부 문제로 인해 정확하고 객관적인 지표로 활용하기엔 다소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적으로 국가수준 학력평가에 의존하는 것보다 사교육업체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학력평가를 보완적인 측면에서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사교육업체에서 진행하는 학력평가에 응시하기 전엔 다음 세 가지를 점검하자.
첫째, 10만 명 이상이 응시하는 전국적인 단위의 시험으로 객관적인 학력을 제시해줄 수 있는가다. 학력평가의 의미는 전국적인 규모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전국적으로 많은 학생이 응시하는 시험에 응시하는 것이 좋다.
둘째, 주요 과목인 영어와 수학의 종합적인 학력을 제시해 장기적인 로드 맵을 구상할 수 있는 학력평가인지다. 일부 업체에서는 수학 따로, 영어 따로 학력평가를 실시한다. 영어와 수학은 대입까지 이어지는 주요 과목인 만큼 두 평가를 종합해 자녀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시험에 응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평가 결과를 통해 초중고교 과정을 아우르는 과목·영역별 취약점과 학습법이 제시되는지다. 위치를 진단하는 것뿐 아니라 취약점과 이에 대한 대비법을 제안할 만한 시험에 응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장기적인 학습 로드 맵을 계획하는 출발점이라는 점을 언제나 명심하자.
하장범 ㈜타임교육 하이스트 특목입시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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