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센터 관계자는 “과학고를 거쳐 KAIST에 들어오는 학생들은 고교 시절부터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부모의 제재를 받지 않아 자칫 게임 중독에 빠져드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이런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상담에 응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KAIST가 게임 중독 폐해 차단에 나섰다. 이 대학은 최근 내부 게시판에 ‘다음 달 1일부터 오전 2∼7시 시간대에 특정 게임 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지문을 올렸다고 27일 밝혔다. KAIST에 따르면 게임 중독으로 매학기 학사경고를 받는 학생이 40∼50명 생긴다. 학사경고를 3차례 받아 제적된 뒤 군 복무를 마치고 학교에 재입학을 신청한 학생들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게임 중독 경력자로 분류되고 있다.
백경욱 학생처장은 “학생 설문조사에서 하루 6시간 이상 인터넷 게임을 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았다”며 “이런 학생들은 스스로 게임의 중독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들이 인터넷 게임 중독으로 학업을 포기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고, 국민 혈세로 만든 학교 인터넷 시설이 교육과 연구 목적이 아닌 개인 오락 용도로 사용된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KAIST 학부 총학생회는 “다른 대안을 찾아보지 않은 채 학교 측에서 일방적으로 접속 차단을 공지한 것은 학생들의 자율권을 심각히 제한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표시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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