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9시 40분경 광주 서구 유촌초등학교에서 5·18기념문화센터 쪽으로 승용차를 몰던 정모 씨(29)는 갑자기 차 윗부분에서 ‘쿵’ 하는 소리를 듣고 급히 차를 세웠다. 무언가가 차 위로 떨어졌다고 생각한 정 씨는 급히 차에서 내려 주위를 살폈다. 바로 그 순간 정 씨는 트렁크 위에서 움직이는 물체를 보고 기겁을 했다. 몸 길이가 1m 정도 되는 황구렁이였다.
정 씨는 독(毒)이 있는 뱀일지도 몰라 일단 차량 안으로 몸을 피한 뒤 곧바로 인근 서부소방서 119안전센터로 차를 몰았다. 119구조대원들은 장갑을 끼고 안전하게 구렁이를 포획했다. 119안전센터 관계자는 “아마도 구렁이가 사람의 눈을 피해 가로수로 올라갔다가 나뭇가지에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다 할 상처를 입지 않아 곧바로 인근 야산에 풀어줬다”고 말했다. 황구렁이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종. 119안전센터에 따르면 광주 도심에서 1년에 5, 6차례 발견되고 있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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