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뚜기族’ 대신 장기고객

  • 입력 2009년 9월 28일 03시 04분


■ 달라진 요금인하 타깃

데이터 이용요금 대폭 내려 무선인터넷 활성화될 듯

이동통신 요금 인하 방안이 발표되면서 당장 11월부터 가계 통신비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 이동통신 사업자 간 경쟁이 휴대전화 보조금을 내걸고 서로 고객을 빼앗는 것에서 서비스와 가격을 통한 경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긍정적인 효과로 평가된다.

경쟁 양상의 변화와 관련해 주목해야 할 부분은 가입비 인하와 장기 가입자 할인제도다. 가입비는 신규 가입자가 내는 돈이다. 가입비를 내린다는 것은 신규 가입자 유치를 통해 들어오는 수익을 상당 부분 포기하겠다는 뜻이다. 이동통신사들은 그동안 대리점 등 유통망에 막대한 보조금을 쏟아 붓는 출혈경쟁을 벌여왔다. 그 결과 이쪽저쪽 통신사로 옮겨 다니는 ‘메뚜기족’을 양산했고 장기 가입자를 홀대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에 18∼24개월 이상 장기 가입자에게 기본료와 통화요금 인하 혜택을 주는 제도가 도입된 것은 의미 있는 변화로 꼽힌다. 번호이동 가입자에게 집중됐던 보조금 혜택이 우량 장기 고객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평가되는 것이다.

데이터 이용요금의 큰 폭 인하는 휴대전화 등을 통한 무선인터넷 사용을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사의 전체 매출에서 무선인터넷이 차지하는 비중은 17% 정도다. 세계적으로 음성통신에서 데이터통신으로 비중이 옮겨가고 있는 점이나 국내 이동통신 사용 실태, 정보기술(IT) 발전 정도를 감안하면 낮은 수준이다.

무선인터넷 활성화로 스마트폰이나 넷북 사용자가 늘어나면 새로운 모바일 콘텐츠가 대거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아이폰이 이르면 10월 국내시장에 나오고 ‘손안의 PC’로 불리는 스마트폰이 확산되면 무선인터넷 분야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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