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공부의 기술<5>과탐 발목잡는 ‘3가지 착각’

  • 입력 2009년 9월 29일 02시 57분


“열심히 공부하는데도 과탐 성적이 안 올라요.”

과학탐구영역 성적표를 받아든 중위권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문제는 뭘까. 김영인 씨와 서형일 씨는 “중위권 학생 중엔 착각에 빠져 잘못된 방법으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착각 1] “교과서에 나온 개념만 달달 외우면 시험은 잘 보는 거 아닌가요?”

착각이다. 문제가 요구하는 바를 정확히 간파하려면 시험문제에 자주 등장하는 ‘어휘’의 의미까지 제대로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화학문제에서 ‘묽은 황산을 이용해 나트륨을 검출할 수 있다’는 보기 내용이 나왔다고 하자. 이때 ‘검출’이란 단어를 보고 ‘이온 결합으로 인해 앙금이 생성됐구나’까지 사고를 확장해야 문제풀이가 한결 수월해진다. 따라서 개념을 익힐 땐 반드시 관련된 문제를 풀면서 문제에 등장하는 어휘들의 의미를 ‘과학적’으로 해석하는 연습도 해야 한다. 특정개념을 암기할 땐 관련된 실험과정과 결과, 사용된 실험도구의 이름까지 모두 암기한다. 실험과정을 자료로 제시하고 실험과정에 쓰인 도구를 묻는 문제는 ‘단골’ 문제다. 실험 관련 정보는 ‘몽땅’ 암기한다는 각오로 공부한다.

[착각 2] “요즘엔 자료해석형 문제가 대세잖아요.

자료만 해석하면 다 푸는 거 아닌가요?”

착각이다. 암기를 싫어하는 학생들이 자의적으로 이런 생각을 한다. 이런 착각에 빠지면 다음 같은 문제는 아예 손도 대지 못한다.

『75. 그림 (가)는 우리나라 어느 계절의 일기도이며, (나)는 우리나라 주변의 기단을 온도와 습도에 따라 구분한 것이다.

그림 (가)에 나타난 전선과 관련 있는 기단을 (나)에서 고른 것은?

① ㄱ,ㄴ ②ㄱ,ㄷ ③ㄱ,ㄹ ④ㄴ,ㄷ ⑤ㄴ,ㄹ』

[09학년도 9월 고1 전국연합학력평가 사회·과학탐구영역]

문제를 풀기 위해선 일기도는 물론 서로 다른 전선과 기단의 성격을 정확히 암기하고 있어야 한다. 그림과 그래프 형식의 자료가 제시돼 언뜻 ‘자료해석형’ 문제처럼 보이지만 이 문제는 ‘단순암기형’ 문제다.

자료해석형 문제에도 암기는 필수. 주어진 자료와 상관없이 특정 공식이나 원리를 완벽히 암기했을 때만 옳고 그름을 판가름할 수 있는 내용이 보기에 포함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 성적을 올리고 싶다면 노트에 핵심 내용을 쓰면서 외우고 또 외우자.

[착각 3] “실력이 없는 게 아니라 실수해서 틀린 거니까 수능 날엔 맞힐 수 있을 거예요.”

가장 무서운 착각이다. 대부분의 과학시험 문제엔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함정은 △원인과 결과의 순서를 살짝 바꾸어 학생들을 헷갈리게 하거나 △원인을 일으킨 주체 또는 결과가 나타난 부분에 엉뚱한 정보를 넣어 불필요한 혼동을 야기하는 문제 형태다.

『6. 다음은 먹을 수 있는 간염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철수가 수행한 실험이다.

「(실험 과정)

(가) 간염 바이러스에서 항원 단백질 A의 유전자를 분리하였다.

(나) 이 유전자를 감자 염색체에 삽입하여 형질 전환 감자를 만들었다.

(다) 쥐를 두 집단으로 나누고 한 잡단에는 일반 감자를 다른 집단에는 형질 전환 감자를 먹이고 2개월 후 항원 단백질 A를 주사하였다.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시간에 따라 항원 단백질 A에 대한 혈중 항체 농도를 측정하였다.

(실험 결과)

이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을 <보기>에서 모두 고른 것은? [3점]

「〈보기〉

ㄱ. 형질 전환 감자에서는 항원 단백질 A에 대한 항체가 만들어졌다.

ㄴ. 형질 전환 감자를 만든 방법과 단일클론 항체를 만드는 방법은 같다.

ㄷ. 형질 전환 감자를 먹인 쥐에서 항원단백질 A에 대한 기억세포가 생겼다.」

①ㄱ ②ㄴ ③ㄷ ④ㄱ,ㄴ ⑤ㄴ,ㄷ』

[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과학탐구영역(생물I)]

보기 ‘ㄱ’이 바로 대표적인 함정의 예. 항체는 ‘형질 전환 감자’가 아닌 ‘쥐의 체내’에서 만들어진다. ‘항원-항체’의 개념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만 ‘오답’임을 가려낼 수 있다.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고 정답을 찾아낼 때 비로소 ‘완벽히’ 공부한 것이다. 과탐에선 “실수했다”는 건 변명일 뿐. 한 번 풀었던 문제라도 영어문장을 해석하듯 문장을 끊어 읽으면서 실수를 줄이는 노력을 한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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