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공부의 기술<5>과탐 그래프 &표 빨리 정확히 읽어내는 법

  • 입력 2009년 9월 29일 02시 57분


인과관계를 찾아내 →도출한 개념을 보기에 적용하라

《중위권인 고3 정모 군(19·서울 강남구 대치동)은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고사에서 과학탐구영역 시험지만 보면 현기증이 난다. 그래프, 표, 그림을 주고 답을 찾는 ‘자료해석형’ 문제가 65%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 하나의 자료를 해석하는데도 애를 먹는 판에 막대 그래프에 선 그래프까지, 두 개 이상의 자료가 뒤섞여 나오는 문제가 많다 보니 시험지를 받으면 한숨부터 나온다고 한다. 더 큰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자료해석형 문제는 ‘보기 중 옳은(틀린) 것을 모두 고르라’는 형태로 출제된다. 애써 자료를 해석하고도 보기 하나 때문에 틀리는 불상사가 빈번히 발생한다. 정 군은 “시험 때마다 시간이 모자라 절반은 풀고, 절반은 찍는다”고 하소연했다.》

교과서 본문의 ‘굵은 글씨’- 심화학습의 도표를 달달 익히자

수능 과탐에서 수험생들은 30분 동안 모두 20문제를 푼다. 이 때 자료해석형 문제에서는 △문제를 읽고 △자료해석을 바탕으로 핵심개념을 도출한 뒤 △보기(주로 ㄱ, ㄴ, ㄷ 3개)와 선지(5개)에 일일이 개념을 적용하며 답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단순암기형 문제를 풀 때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과탐에서 높은 점수를 얻으려면 문제에 제시된 그래프만 보고도 ‘아, 어떤 단원의 ○○개념을 묻는 문제’라고 단박에 알아차려야 한다. 또 문제를 검토하며 실수를 잡아내는 최소 ‘5분’의 여유도 필요하다. 빠르고 정확하게 자료를 해석해 내는 게 관건.

문제와 자료, 보기, 선지까지…, 이 많은 정보를 빠르게 분석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요령이 없어서 그렇다. 자료해석형 문제에선 말 그대로 ‘자료’가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란 사실! 또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실은, 과학은 화학적 또는 물리적 ‘변화’를 특정 원리나 개념을 이용해 설명하는 학문이라는 점이다.

결국 자료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원인’과 그로 인해 도출된 ‘결과’를 재빨리 파악하기만 하면 문제를 절반 이상 해결한 것이나 다름없단 얘기. 제시된 자료를 척 보고 나서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능력이야말로 과학탐구영역의 성적을 높이는 핵심 기술이다.

당신은 과탐에 발목 잡힌 중위권인가? 시험지에서 도표가 나온 문제만 보면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가? 걱정마라. 이 기술만 연마하면 단시간에 10∼20점을 향상시킬 수 있다. 단, 교과서 본문에 ‘굵은 글씨’로 쓰인 핵심개념과 용어, 그리고 심화학습이나 보충설명 부분에 등장하는 그래프, 표, 그림, 실험과정은 반드시 ‘달달’ 외워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자과탐에서 제시되는 자료 속 인과관계, 어떻게 하면 빨리, 그리고 정확히 파악할 것인가.

■1단계
‘차이점’에서 원인과 결과를 찾아라!

자료해석형 문제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단 하나. 장문의 설명으로도 이해하기 힘든 원리나 개념을 문제에선 도표 또는 그래프로 단순화해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료에서 인과관계를 찾아내면? 상황은 달라진다. 사례를 보자.

이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을 <보기>에서 모두 고르면?

『〈보기〉

ㄱ. 혈당량이 높게 유지되는 사람의 경우 글루카곤 분비를 촉진시키는 것이 좋다.

ㄴ. 인슐린과 글루카곤은 길항작용을 한다.』

가장 먼저 두 그래프의 ‘차이점’을 찾는다. 그래프 ①의 X축엔 ‘인슐린’이, 그래프 ②의 X축엔 ‘글루카곤’이 적혀 있다는 차이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Y축엔 양쪽 모두 ‘혈당량’이 적혀있다. 그래프의 변화 양상도 중요한 차이점. 그래프 ①엔 아래로 움푹 파인 곡선이, 그래프 ②엔 산처럼 봉긋 솟은 곡선이 그려져 있다. 서로 다른 두 요소로 상반된 변화가 일어났으므로 인슐린과 글루카곤, 자료에 나타난 차이점은 곧 ‘원인’이 된다.

원인을 찾았다면, 이젠 ‘결과’를 찾을 차례. 그래프 ①에서 인슐린을 주입함에 따라 혈당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했고, 그래프 ②에선 글루카곤이 체내에 들어가자 혈당량이 다소 증가했다. 즉, ‘어떤 호르몬을 주입하느냐에 따라 쥐의 체내 혈당량이 달라진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2단계
인과관계에서 끌어낸 ‘개념’을 보기에 적용하라!

인과관계를 찾았는가? 그럼 이를 ‘A(원인)→B(결과)’로 단순화한다. 두 그래프는 ‘인슐린→혈당량 감소’와 ‘글루카곤→혈당량 증가’처럼 한 줄로 표현된다. 이렇게 정보를 압축하면 자료가 말하고자 하는 원리 및 개념이 한눈에 보인다.

‘호르몬에 따라 체내 혈당량이 달라진다’는 인과관계를 통해 ‘아, 이 자료는 생물(과목)의 호르몬의 작용(단원)에 대한 내용이구나’ 하고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호르몬 중에서도 ‘길항작용’(상반되는 2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용했을 때 서로 그 효과를 상쇄시키는 작용)의 예로 나왔던 내용이란 생각에 도달하게 된다.

인과관계를 바탕으로 문제가 요구하는 핵심개념(호르몬, 길항작용)을 끌어내는 것. 이를 각 보기에 적용하면 답은 바로 나온다. 글루카곤을 투여하면 혈당량이 증가하므로 보기 ‘ㄱ’은 오답. 인슐린과 글루카곤은 서로 반대 작용을 하므로 보기 ‘ㄴ’은 정답이다.

그래프의 각 축에 단위까지 포함돼 있다면 이 점에 주의하며 답을 가려낸다. 그래프에 표기된 ‘시간’ ‘Cal’ ‘cm’ 등의 단위가 보기에선 ‘분’ ‘cal’ ‘mm’로 바뀌진 않았는지 주의 깊게 살핀다.

■3단계
복잡한 자료해석에도 ‘인과관계’가 열쇠

최근 과탐 시험에 등장하는 자료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 암호 같은 수치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표와 실험과정을 동시에 제시하거나 설문조사 결과를 막대그래프와 표의 두 가지 형태로 정리해 보여주는 식의 ‘통합형 자료’가 적지 않기 때문.

어떤 자료가 등장해도 당황하지 말라. 인과관계를 찾는 데 집중하라. 대부분의 그래프에선 X축의 변화에 따라 점의 위치 또는 선분의 기울기가 달라진다. 그래프 해석이 쉽지 않을 땐 ‘X축은 원인, Y축은 결과’로 여기고 문제를 풀자.

표도 그래프와 같은 방법으로 접근하면 해석이 쉽다. 예를 들자. 표의 가장 위 가로 칸엔 음이온들이, 가장 왼쪽 세로 칸엔 양이온들이 나열돼 있고 각각의 반응이 나머지 칸을 채우고 있다면? 각각의 가로 칸과 세로 칸을 연결해 ‘○ 음이온과 ○ 양이온이 만나 앙금이 생겼다’는 식으로 인과관계를 찾은 다음, 어떤 특성에 의한 것인지 교과서에서 배웠던 개념과 연결해 문제를 푼다. 표가 자료로 제시될 땐 문제에 ‘이 표는 ○○를 나타낸 것이다’란 정보가 제시된다. 또 표 밑엔 표에 사용된 기호 또는 기록된 정보에 대한 설명이 추가로 나온다. 인과관계를 찾기가 쉽지 않다면 이런 ‘힌트’를 활용하자.

사람의 심장, 폐 그림이 나오면 각 기관의 명칭과 역할을 먼저 떠올린다. 그 뒤 각 기관의 상호작용 또는 역할(원인)에 따른 결과를 빠르게 요약해 적어 놓고, 선지에 적용하면서 문제를 푼다. 실험과정을 자료로 제시한 문제는 가장 쉽다. 이런 문제엔 ‘실험과정’과 ‘결과’가 그대로 제시되므로 실험과정에서 ‘원인’을 찾으면 끝난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 이번 ‘공부의 기술’ 취재에는 다음 공부의 ‘대가’들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1] 김영인 씨(연세대 의학과 06학번)

[2] 서형일 씨(서울대 전기공학부 06학번)

[3] 이정현 씨(성균관대 유전공학과 07학번)

[3] 원종혁 씨(서울대 자유전공학부 09학번)

김영인 이정현 씨는 수험생 커뮤니티 ‘수만휘’에서, 서형일 원종혁 씨는 대학생연합동아리 ‘공신’에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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