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친구의 초청으로 대전에 놀러왔다는 재미교포 이모 씨(47·정부부처 공무원)는 “대전의 공기, 거리의 청결 상태, 녹색공간, 생활편의, 집값 등 모든 것이 서울 이상으로 훌륭하다”며 “여건만 되면 대전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민선 4기가 들어선 뒤 대전에서 확연하게 바뀐 것 중 하나는 도심을 흐르는 대전천, 유등천, 갑천 등 3대 하천이다. 대전시가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행복한 하천 만들기’ 프로젝트가 서서히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것.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3대 하천을 ‘흐름, 열림, 누림, 나눔’의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하천이 삶과 문화, 역사가 함축된 녹색공간으로 일상에 지친 시민들에게 여유로움과 생동감, 행복을 주는 공간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대전시는 이를 위해 3대 하천 77.5km 구간을 복원지구, 친수지구, 보전지구로 나눠 자연친화적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3대 하천 어디를 가도 산책로와 징검다리가 조성돼 있다. 특히 건천(乾川)이었던 대전천은 사계절 내내 10∼30cm 수심을 유지하며 물이 흐르는 공간이 됐다. 대전천 복개건물인 중앙데파트와 홍명상가가 철거된 것도 기록할 만한 성과.
‘행복한 하천 만들기’ 프로젝트는 많은 경제적 효과도 가져 왔다. 우선 구간별로 주변 상권이 되살아났다. 대전 유성구 어은동 한빛아파트에 사는 임모 씨(54·여)는 “집 앞 유성천과 인근 갑천에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생기고 도시숲 공원이 생기면서 아파트 주변 상가가 활성화되고 아파트 값도 올랐다”고 전했다.
대전발전연구원은 중앙데파트와 홍명상가를 철거하고 목척교 주변을 복원하는 비용은 654억 원인 데 비해 경제적 효과는 187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의 유동인구를 평일 1만9533명, 주말 2만6455명으로 철거 전보다 1.5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 것.
대전시 관계자는 “2013년까지 3대 하천 생태복원 사업이 마무리되면 언제나 찾고 싶고. 머물고 싶고, 친근한 하천으로 자리잡아 세계적인 수변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