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요즘 ‘상복’(賞福)이 터졌다. 최근 중앙부처와 시민사회단체, 언론기관이 주관하는 각종 평가에서 상을 휩쓸고 있다. 그러다보니 박성효 대전시장은 요즘 상 받으러 다니기 바쁘다. 24일에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 가야 했다.
행정안전부 주최로 열린 제6회 지방자치경영대전에서 ‘녹색성장 허브도시, 대전’이란 주제로 종합대상을 차지해 대통령상을 받기 위해서였다. 특별교부세 2억 원도 받았다.》
대전시는 이번 평가에서 경제와 복지, 환경, 기관협력 등 모든 분야에서 골고루 높은 점수를 얻었다. 특히 경제고통지수는 낮고 경제행복지수는 높은 산업구조 개편과 무지개 프로젝트, 시내버스 노선개편, 대덕연구개발특구 개발 등이 호평을 받았다.
박 시장은 수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취임하면서 경제와 문화, 복지, 환경의 체질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를 지키려 모든 공무원이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대전시는 10일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08년도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에서 기록물 관리 및 정보공개 부문에서 우수평가를 받았다. 3년 연속 수상이다.
또 1일에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상임대표 강지원)가 16개 시도 단체장의 민선 4기 공약 준수 여부를 평가한 결과에서 울산 강원도 경기도와 함께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 같은 잇단 수상은 대전의 미래를 녹색 브랜드 최고 도시, 전국 최장수(最長壽)도시, 교육의 질과 인프라가 으뜸인 품격 높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차분하게 실천해온 덕분이라는 평가다. 특히 시민들의 행복지수가 전국 최고 수준으로 잇따라 평가되고 있다.
정하윤 대전시 자치행정국장은 “시민들의 이런 만족도는 소외계층에 대한 나눔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 중 하나가 자원봉사 참여율. 이달 1일을 기준으로 대전시의 자원봉사 참여자는 15만 명(전체 인구 149만 명)으로 전국 최초로 참여율 10%를 달성했다. 이는 2006년(6만8000명· 참여율 4.7%)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
최근에는 정부의 ‘도로교통 안전개선사업’ 평가에서도 전국 최우수를 차지했다. 실제 대전시의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율은 전국 1위로 ‘2008 선진교통안전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어린이보호구역내 ‘S자형 차로’ 조성, ‘어린이 보호문구’, ‘어린이 실물모형’ 설치 등은 모범 사례로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한국 언론인 포럼 한국경제를 빛낸 경영인대상 지자체 환경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3000만 그루 나무심기와 3대 하천 생태복원사업, 대기질·하천 수질 개선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지역경제 활성화, 외자 유치, 지역부가가치 향상 등은 모든 도시가 안고 있는 과제입니다. 하지만 따스한 마음으로 이웃과 함께 살아가려는 공동체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렵게 사는 사람들의 동네를 바꾸고 희망을 심어줘야 합니다.”
박성효 대전시장(사진)은 “달동네가 살 만한 곳으로 바뀌자 모든 대전시민들이 희망을 갖는 것 같다”며 “모두가 행복하게 잘사는 도시를 위해 남은 임기 동안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의 별명 중 하나는 ‘희망의 전도사’. 그가 취임 초부터 지금까지 일관성 있게 추진하고 있는 ‘무지개 프로젝트’의 무지개는 꿈과 희망을 상징한다. 실의에 찬 빈곤층에게 희망을 주는 동시에 주거와 교육, 자활, 문화, 공동체의식 등 삶의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한 지원을 한다는 게 무지개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박 시장은 프로젝트의 구체적 사례를 하나 들어 설명했다.
“동구 대동의 한 변두리 지역 공터에 폐차가 한 대 버려져 있었습니다. 주변은 온통 쓰레기장으로 변했죠. 하지만 이를 치우고 나무를 심었더니 서서히 예쁜 공원으로 바뀌었습니다.”
박 시장의 무지개 프로젝트는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전 서구의 한 영구임대아파트 단지 사회복지관에서 만난 복지사는 “아파트 복도와 계단에 쓰레기가 넘치고 술 취한 사람들이 새벽까지 곳곳에 쓰러져 있었으나 이제는 이러한 광경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예산은 시에서 지원하지만 사업은 민관 공동으로 펼친 결과”라며 공(功)을 공무원과 자원봉사자 등에게 넘겼다. 그는 “예쁜 동네 만들기의 경우 자원봉사자와 공공미술작가가 함께 담장과 굴뚝, 계단, 전봇대 등에 그림을 그려 넣자 너무도 아름답게 변했다”고 덧붙였다.
동구 판암동에서 시작된 무지개 프로젝트는 이듬해 법동과 월평동 영구임대아파트, 그리고 지난해에는 대동, 부사동, 문창동 등의 달동네로 확대됐다. 대전시가 배정한 예산은 987억 원.
무지개 프로젝트는 겉모양만 바꾸는 게 아니다. ‘무지개 튜터’ 사업은 학원 다닐 형편이 안 되는 학생들에게 무료 과외 봉사자들을 지원해준다. 박 시장은 “달동네는 교육여건이 좋지 않아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늘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부모들의 최대 희망사항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무지개 프로젝트가 알려지면서 이를 벤치마킹 하려는 국내외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국제지역벤치마킹대회(IBRC)’와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세계사회복지대회(ICSW)’에서는 우수 사례로 뽑히기도 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따뜻한 마음으로 모두가 잘사는 ‘행복대전’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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