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으로 우주로]대전역, 최첨단 랜드마크가 된다

  • 입력 2009년 9월 29일 02시 58분


코레일-한국철도시설공단, 쌍둥이 빌딩 입주… 대전시 역세권 주변 재개발사업 탄력

대전역 주변이 확 바뀐다.

18일 코레일(한국철도공사)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각각 그동안 임시로 사용하던 정부대전청사와 중구 대흥동 사옥에서 대전역 옆에 지은 쌍둥이빌딩으로 입주했다. 이를 계기로 대전시 역세권 주변 재개발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의 말도 없이…’라는 대중가요 ‘대전블루스’를 탄생시킨 대전역이 비즈니스와 쇼핑, 문화중심 명품 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 대전역 중부권 거점으로 바뀐다

대전시는 동구 삼성 소제 신안 정동 일원 88만7000m²(약 26만8000평)의 대전 역세권을 뉴타운식으로 개발키로 했다. 이를 위한 역세권 재정비 촉진 계획도 결정 고시한 상태. 2020년까지 비즈니스와 명품쇼핑, 문화 중심지로 육성해 중부권 거점 지역으로 탈바꿈 시킨다는 구상이다.

역세권은 △중심상업·업무 △교육·문화·주거 △의료·복지 △원도심과 연계한 상업 등 4개 존(zone)으로 나뉜다.

중심상업·업무 존에는 역세권을 중심으로 환승센터, 호텔, 컨벤션센터 등 회의시설과 명품쇼핑몰이 들어선다. 교육·문화·주거 존엔 특목고를 유치하고 철도 관련 학원 등 유명 학원 집중단지, 대동천 수변문화센터, 친환경 명품 주거단지를 배치한다. 의료·복지 존에는 특화된 의료시설과 다양한 복지시설이 들어선다. 원도심과 연계한 상업 존은 도청 앞 중앙로를 통해 문화 예술의 거리, 으능정이 거리와 중앙시장을 연결하게 된다.

대전시는 대전의 랜드마크를 위해 대전역 복합구역의 건축물 높이를 최대 지상 300m까지 허용할 방침이다. 현재 철도쌍둥이빌딩보다 2배나 높다.

사업구역은 철도, 하천, 간선도로 등을 경계로 11개 구역으로 나눴다. 이에 따라 삼성동 일원에 있는 인쇄특화거리와 한의약 거리는 이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의약거리는 조성 사업이 끝난 후 재조성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대전시의 이 같은 계획이 진행될 경우 대전역 주변은 중부권 최대 거점 지역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시 관계자는 “목표 연도인 2020년까지 대전역세권 재정비촉진사업이 완료되면 대전역 주변 구도심 모습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며 “물류와 유통 등의 집중화로 경제적 효과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 철도 쌍둥이빌딩 시대 개막

한편 코레일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18일 입주한 철도트윈타워는 대전역 주변 2만3507m²(약 7123평)의 터에 지하 4층, 지상 28층으로 지어졌다. 총 건축면적 11만1366m²(약 3만3747평)에 높이 150m의 쌍둥이빌딩이다. 2006년 12월 착공해 34개월 만에 완공됐다.

철도트윈타워에는 두 기관의 사무실과 부대시설뿐 아니라 철도교통관제실, 철도산업정보센터, 철도공안사무소 등이 함께 입주했다.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은 각각 다른 빌딩을 사용하지만 대강당과 대회의실, 보육시설, 근린생활공간 등은 함께 사용한다.

코레일 관계자는 “철도공사 등의 입주는 우리나라 철도역사 110년 만의 새 전기”라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허준영 코레일 사장 인터뷰
“성공적 조직혁신으로

세계 1등 국민철도 만든다”

올 3월 출범한 ‘코레일 허준영 호’가 6개월째 달리고 있다. 허준영 코레일 사장(사진)은 경찰청장 출신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질주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속도를 조절하는 양상이다. 허 사장을 만나봤다.

― 사장으로 취임하며 ‘허철도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

“크고 작은 변화가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철도 선진화를 위해 인사혁신과 정원감축, 경부선 KTX 막차시간 연장 등 ‘세계 1등 국민철도’를 표방하며 일해 왔다. 요즘 고민은 더욱 안전하고 정확하고 환경친화적인 철도를 만드는 것이다.”

― ‘세계 1등 국민철도’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

“고객감동 서비스의 실현이다. 목표는 세계 1등이다. 앞으로 세계 최고의 철도서비스 품질을 추구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대한민국 대표 공기업이 되고자 한다.”

― 구체적인 실행방법으로 ‘녹색철도 성장전략’을 제시했는데…

“녹색교통수단인 기차를 타는 것이 바로 녹색생활의 실천이라 생각한다. 예컨대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동차 대신 열차를 이용하면 소나무 11그루를 심는 거나 마찬가지다. 더불어 철도는 환경기업이고 철도인들은 환경과 경제를 모두 살리는 녹색 비즈니스맨이라 강조하고 싶다.”

― 새로운 사업 분야로 물류 사업을 강조하고 있는데…

“철도를 통한 녹색물류는 미래 한국철도를 먹여살릴 신성장동력이다. 거점 간 단순 이동 물류가 아닌 제3자 물류 보관 유통 등 사업다각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럴 경우 2012년까지 매출액 5조1000억 원, 영업흑자 1100억 원이 실현돼 글로벌 종합서비스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10월 중 국내 유수 대기업들과 물류수송확대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 호남고속철도와 주요 간선 철도망 확충은 어떻게 돼 가고 있나.

“호남고속선 오송∼광주송정 구간이 완공되는 2014년 말이면 KTX로 용산에서 광주까지 지금보다 한 시간 앞당긴 1시간 40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2010년에서 2014년 사이 전국은 2시간대 생활권이 가능하다.”

― 철도노조와의 갈등 해소 방안은…

“지금은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 초긴축 경영을 하지 않으면 구성원 전체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 다양한 대화채널을 통해 문제해결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원칙을 벗어난 무리한 요구나 불법·부당한 행위와는 결코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

허 사장은 정부대전청사에서 대전역 인근 신사옥으로 이전한 것에 대해 “관청체제를 마감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공익과 수익을 다 아우르는 완전한 공기업으로 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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