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 땄더니 ‘王’자 근육 생겼어요”

  • 입력 2009년 9월 29일 02시 58분


포스텍 학생들이 교내 체력측정실에서 운동처방사의 지도로 기초체력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 제공 포스텍
포스텍 학생들이 교내 체력측정실에서 운동처방사의 지도로 기초체력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 제공 포스텍
포스텍 ‘체력관리’ 수강생들
복부근력 등 30% 향상

‘체력이 없으면 이공계 인재도 없다!’

포스텍(총장 백성기)이 재학생을 대상으로 체력관리 필수과목을 개설한 결과 한 학기 만에 학생들의 체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텍은 올해 3월 ‘체력관리’라는 1학점짜리 교양필수과목을 개설했다. 매주 3시간씩 16주 동안 운동처방사의 전문관리에 맞춰 체력 향상을 ‘과학적으로’ 측정해 목표치에 도달하도록 하는 것. 이공계 대학생들이 끈질긴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체력의 뒷받침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취지에서다.

포스텍이 올해 1학기 운영을 분석한 결과 학생들의 체력이 전반적으로 30%가량 향상됐다. 신입생 300명 가운데 수강생 150여 명의 기초체력이 ‘함량미달’이었는데 이 과목 덕분에 한 학기 만에 △복부근력 △근지구력(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심폐지구력(1500m 걷기) △순발력(수직점프) △유연성(윗몸 앞으로 굽히기) △민첩성(사이드스텝) △평행성(눈 감고 한 발로 서기) 등 7개 항목에서 표준체력을 넘어섰다. 윗몸일으키기는 1분에 평균 30회에서 4개월 만에 40∼53회로 높아졌다.

1학기에 이 과목을 수강한 김규의 군(19·화학과 1년)은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전문가가 체력을 정밀 측정해줘 큰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 체력을 꾸준히 관리해 공부하는 데도 보탬이 되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포스텍은 학생들의 체력관리를 위해 박사학위를 가진 운동처방사 2명을 채용하는 한편 1억 원을 들여 체력측정실도 새로 마련했다. 김명수 체육관장(인문사회학부 교수)은 “대학생 때 기초체력 관리를 몸에 배도록 하면 평생 건강관리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학생들이 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포항=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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