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고교 동아리 학생들이 추석을 앞두고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 ‘한가위 나눔 대축제’를 벌였다.
광주 인성고 청소년적십자(RCY) 소속 학생 60여 명과 이경기 교사(40) 등은 27일 오전 9시경 남구 사동 광주공원 내 사회복지시설 ‘사랑의 쉼터’에 모였다.
학생들은 이날 평소 교실 안에 놓고 학생 교사들이 푼푼이 모아 온 돼지저금통을 깨어 마련한 53만3600원을 위문금으로 전달했다. 1학년 이다훈, 2학년 이성환, 정용민 학생은 개인적으로 일년간 모아 온 돼지 저금통을 털어 기부하기도 했다.
몇몇 학부모들이 후원해 마련한 양말 400켤레와 초코파이 400개를 예쁘게 포장해 노인들에게 하나하나 나눠 드렸다. 학생들은 가요 및 전통민요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이 동아리 소속 교사 학생들과 시설의 인연은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아리 학생들의 면면은 바뀌었지만 후배들이 바통을 이어 10년째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의 봉사활동은 소박하지만 다채롭다. 우선 무료식당에서 일손이 부족한 배식봉사에 대부분 학생이 매주 4∼6명씩 팀을 이뤄 참여한다. 2007년 이곳에 목욕탕이 들어선 뒤부터는 장애우 할아버지들의 등을 밀어주고 마무리 청소를 하는 등 목욕봉사도 이어 왔다.
민슬기 군(17)은 봉사수기를 통해 “처음에는 성적관리 때문에 봉사활동에 시간을 내는 것이 부담스러웠다”며 “그러나 이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봉사활동에 다른 친구들이 오히려 부러워한다”고 적었다.
이경기 지도교사는 “학생들이 ‘결국 봉사는 남을 돕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돕고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느끼도록 이끌고 있다”며 “학생들은 물론 교사, 학부모까지 함께 이웃을 돕는다는 데 큰 뜻이 있다”고 말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