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공부-시사-이슈 게임 “엄마, 아빠도 같이 해요∼”

  • 입력 2009년 10월 1일 02시 48분


온가족이 즐기는 ‘기능성 게임’

“얘, 게임 좀 그만해라!” “네.” “얘! 그만하라고!” “네.” “야!!! 공부 안 해?”

추석 연휴, 부푼 가슴도 잠시. 연휴를 벗 삼아 무언가 즐겨보려는 아이들과 노는 꼴 못 보는 부모의 한판 승부가 시작된다. 그중 부모와 자녀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는 분야는 바로 게임. 자녀는 컴퓨터 앞, 혹은 비디오 게임기가 연결된 TV 앞에서 하루 종일 떠날 줄 모르고, 부모는 이를 말리며 점점 언성 높이니, 집구석은 곧바로 팽팽한 전쟁터로 변하기 일보직전.

하지만 이 갈등도 올해부터는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 게임을 결합한 에듀테인먼트 게임, 이른바 ‘기능성 게임’들이 최근 들어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NHN 한게임에서 서비스 중인 온라인 게임 ‘한자마루’는 서비스 한 달 만에 가입자 30만 명이 몰릴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괴물과 싸우면서 한자를 배운다는 내용으로 초등학생을 겨냥해 제작됐지만 가입자 중 60%가 20대 이상 성인이다. 한자마루의 성공에 힘입어 엔씨소프트는 ‘마법천자문’을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 중이고 CJ인터넷은 영국 옥스퍼드대 출판사와 함께 영어 게임을 만드는 등 온라인 게임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더 이상 공부 안 한다고 혼내지 않아도 되는 부모님들, 이번 한가위 연휴 때는 자녀들과 함께 즐길 만한 온라인 기능성 게임 하나쯤 알아두는 것은 어떨까?

● 공부를 게임으로

학습용 게임의 가장 ‘핫 이슈’는 영어 게임이다. ‘파인소프트’가 개발한 ‘배틀ENG(www.battleng.com)’는 여러 명이 한꺼번에 접속해 영어 단어 철자를 맞히는 ‘대전식’ 게임이다. 게임을 하며 서로 채팅을 할 수 있고 쪽지도 주고받는 등 소셜 네트워킹(SNS)이 되는 것이 장점이다. ‘뉴로사이언스러닝’이 만든 ‘패스트포워드(www.fastforword.co.kr)’는 저학년용 영어 단어 암기 게임으로, 영어 단어를 소리로 기억하게 만든다. 곰 배 속에 들어있는 도형의 색깔과 모양을 맞히는 ‘인사이드 더 터미’부터 발음을 듣고 해당 알파벳을 클릭하는 게임 등 단어의 음소, 음절부터 맞히게 하는 것이 이 게임의 묘미다.

어른용 기능성 게임도 등장했다. 한자마루로 기능성 게임 시장의 가능성을 맛본 NHN은 최근 성인을 타깃으로 한 ‘생활의 게임’ 시리즈를 내놨다. 연애나 재테크 등을 배우는 ‘판타스틱 어른백서’, 육아에 필요한 지식을 게임으로 습득하는 ‘엄마가 간다’ 등 총 8종으로 구성됐다.

● 시사·이슈를 게임으로

기능성 게임에 학습용 콘텐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유엔환경계획(UNEP) 한국위원회와 함께 5억 원을 들여 ‘기후변화’를 주제로 한 환경교육 기능성 게임을 만들기로 했다. 환경, 기아, 전쟁 등 세계적인 이슈를 자녀들이 게임을 통해 알 수 있게 만든다는 것. 기능성 게임은 미국과 유럽에서 ‘시리어스 게임’이라고도 부른다.

이 분야에는 ‘생존’을 주제로 한 게임들이 많다. 세계식량계획(WFP)에서 개발한 전략 게임 ‘푸드포스(food-force.plaync.co.kr)’가 대표적. 인도양 가공의 섬 ‘셰일란’에서 가뭄과 내전으로 굶주리는 주민들에게 식량을 전달한다는 긴급구호활동 게임. 글로벌 게임이지만 국내는 엔씨소프트가 한국어로 바꿔 지난해 말부터 서비스하고 있다. ‘아이티’라는 시골 내 다섯 명의 가족을 자립시키는 ‘아이티-코스트 오브 라이프(costoflife.ning.com)’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투자한 게임으로 유명하다.

이 밖에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비행슈팅게임 ‘H.I.S(his.joycity.com/mainview.jce)’,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영토 분쟁을 주제로 한 전략 게임 ‘피스메이커(www.peacemakergame.com)’ 등 전쟁, 현대사 등을 가르쳐주는 게임도 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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