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우리학교 공부스타/안양외국어고 2학년 주미영 양

  • 입력 2009년 10월 6일 02시 58분


‘친구따라 학원수강’ 뚝!…인강 들으며 홀로서기 했어요

안양외국어고 2학년 주미영 양(17·사진)은 어려서부터 영어공부를 할 때면 신이 났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외고에 진학했다. 영어 외에 다른 외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중국어과를 택했다.

중학교 때 반에서 1, 2등을 다퉜던 주 양에게 외고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내신과 모의고사에서 수학은 70점대였다. 언어영역은 내신과 모의고사 점수 간 차이가 컸다. 사회탐구영역도 마찬가지. 주 양은 국제구호단체에서 일하는 자신의 미래 모습을 꿈꾸며 공부에 몰두했다. 성적이 오르기 시작했다.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와 9월 모의고사에서는 주요 과목에서 대부분 90점을 받았다.

[체질개선 1] 문제 보는 눈을 바꿔라

2학년이 되면서 처음으로 본 모의고사에서 언어영역 성적은 66점이었다. 겨울방학 후유증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데다 입시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하면서 공부에 집중하지 못했던 탓이었다.

“사실, 지문을 다 읽느라 시간이 부족해 뒷부분의 문제를 손도 대지 못한 이유도 있었어요. 언어영역은 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실감했죠.”

주 양은 기출문제로 구성된 문제집 ‘자이스토리 언어·비문학 독해’를 골랐다. 사회 문화 과학기술 등 출제범위가 넓어 어려움을 느꼈던 비문학을 공략 대상으로 삼은 것.

많은 문제를 풀기보다는 어떻게 푸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평소 그냥 지나쳤던, 문제집 앞부분에 나오는 설명을 찬찬히 살펴보면서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을 개선했다. 방법은 이랬다. 우선 문제를 읽으면서 키워드를 골랐다. 그 뒤 키워드가 들어있는 지문 위주로 찾아보면서 문제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비교 분석했다. 스톱워치를 이용해 문항당 3, 4분 이내에 답을 찾는 연습도 병행했다.

대다수 학생은 언어영역 문제지를 받으면 ‘듣기→쓰기→어휘·어법→독해’ 순으로 문제를 풀려고 한다. 하지만 주 양은 ‘듣기→비문학→소설→시→쓰기’ 순으로 문제 순서를 재구성했다.

언어영역 시험은 오전에 치러지기 때문에 집중력을 요구하는 ‘쓰기’나 문학 영역을 뒤로 배치한 것. 대신 문항 수가 많고 지문 속에서 답을 찾아낼 수 있는 비문학을 먼저 풀었다. 취약한 쓰기영역은 문제집을 따로 선택해 하루 4, 5문항씩 풀었다. 그 결과 8, 9월 모의고사에서는 모두 98점을 받아 해당 과목 전교 2등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외국어영역도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풀면서 최적의 해법을 찾는 데 집중했다. 듣기 문제를 풀고 나면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 핵심 문장을 한눈에 빨리 찾아내는 연습과 문맥 안에서 단어의 의미를 유추하는 연습을 꾸준히 했다. 덕분에 외국어영역 성적은 1등급에 안착했다.

[체질개선 2] 인강을 활용하라

주 양은 고1 2학기 초반에 수학학원 다니는 일을 중단했다. 성적이 좀처럼 70점대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수업을 열심히 듣는 것 같은데 성적이 안 오르는 이유’를 주 양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학원수업을 들으니까 남들보다 수학공부를 열심히 한다’라고 착각했던 거예요. 학원에 가면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데 정신이 팔려 어영부영 시간을 보낸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어요.”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을 갖기로 결심한 주 양. 하지만 수학에 자신감이 없던 터라 학교수업과 인강(‘인터넷 강의’의 줄임말)을 함께 활용하기로 했다. 즉 ‘인강 청강→학교수업 듣기→문제집 풀기’의 3단계 전략을 마련한 것.

주 양은 2시간 30분 내외의 ‘현장강의’(스튜디오가 아니라 강사가 직접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내용을 녹화한 것)를 일주일에 최소 2회 들었다. 현장강의를 택한 이유가 있다. 인강은 강제성이 없기에 긴장감이 느슨해지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과 똑같이 강사의 말과 행동에 반응하며 들었다.

인강으로 내용을 훑은 다음 수업에 참여하니 진도를 따라가기가 훨씬 수월했다. 졸음이 쏟아지면 스스로 교실 뒤로 가 서서 수업을 받았다.

야자(‘야간자율학습’의 줄임말)시간에는 그날 배운 단원에 맞춰 문제집을 풀었다. 맞힌 문제에는 동그라미, 틀렸다가 다시 푼 문제엔 세모, 해답지에 의존해 푼 문제엔 별모양으로 구분해 표시했다. 틀린 문제라도 해설지를 그대로 베끼기보다는 답만 적어놓고 다시 풀거나, 풀이법을 눈으로 읽은 뒤 스스로 풀도록 노력했다.

조금씩 수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되찾았다. 하지만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자꾸 틀리는 점은 여전히 고민거리였다. ‘일품수학’, ‘수능다큐’, ‘쎈수학’ 같은 여러 권의 문제집을 풀며 문제유형을 익혀 나갔다.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는 80점대 후반으로 올랐다. 최근 실시된 9월 모의고사에서는 92점을 받았다.

사회탐구영역 중 근현대사, 국사 등도 각각 2등급, 1등급으로 올랐다. 등하교 시간,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 PMP(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에 담아 놓은 인강을 보고 활용한 덕분이었다. ‘숨마쿰라우데’, ‘누드교과서’ 등을 틈틈이 소설책처럼 읽으면서 머릿속에서 역사를 연대기별, 사건별로 구조화했다.

[체질개선 3] 내신과 모의고사 학습법을 달리 하라

내신과 모의고사를 준비하는 방식은 달라야 한다는 게 주 양의 생각이다. 모의고사는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관건. 여러 단원의 개념이 섞여 출제되는 데다 주어진 시간 내에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신은 수업을 충실히 듣고 시험범위를 열심히 공부하면 단기간에 성적을 올릴 수 있다.

주 양은 월, 주, 일 단위로 세분화해 학습계획표를 작성했다. 일일 계획표는 4시간 30분 동안 진행되는 야자가 시작하기 직전에 완성했다. ‘하루에 수학 20문제를 푼다’처럼 시간이 아닌 학습분량 단위로 작성했다. 야자 1교시에는 언어영역에서 취약 부분, 영어 듣기나 문법을 주로 공부했다. 나머지 시간은 수학에 쏟아 부었다.

주 양은 학교 선생님이 강조하는 부분은 빠뜨리지 않고 노트에 꼼꼼히 정리했다. 모르는 내용은 수업시간에 바로 질문했다. 핵심 개념이나 주요 문제가 담긴 프린트물도 틈틈이 복습했다.

내신 준비는 3주 전부터 단계별로 시작했다. 첫 주에는 수학이나 문학처럼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목을 꼼꼼히 공부했다. 그 다음에는 암기과목의 내용을 정리하고 문제를 풀면서 복습했다. 시험을 1주일 앞두고는 시험시간표의 역순으로 공부했다. 시험 직전에는 수업시간에 나눠준 프린트물이나 문제집에 표시된 부분을 읽으면서 최종 점검했다.

주 양은 수행평가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수행평가는 이전에 배운 내용을 수업시간에 쪽지시험 형태로 실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야자시간에 그날 배운 내용을 정리하고 시험 직전 다시 복습함으로써 좋은 점수를 받았다.

박은정 기자 ejpark@donga.com

※‘우리학교 공부스타’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중하위권에 머물다가 자신만의 학습 노하우를 통해 상위권으로 도약한 학생들을 추천해 주십시오.

연락처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 02-362-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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