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 17.5% “지난 1년 간 자살 생각한 적 있다”

  • 입력 2009년 10월 6일 13시 49분


서울 시민의 17.5%가 지난 1년 간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고 이 중 9.1%는 구체적으로 자살을 계획하거나 시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서울시광역정신보건센터와 함께 서울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65세 미만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올해 8월 전화 면접 조사를 한 결과 175명이 이 같이 답했다고 6일 밝혔다. 직장인이나 학생 등 특정 집단이 아닌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종합 정신건강인식도 조사가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서울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정신보건사업의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살의 직·간접적인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와 우울증도 심각한 수준이다. 전체 시민 중 36.6%가 학업이나 대인 관계, 경제적 문제 등으로 가정과 사회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많고 쌓인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풀지 못해 혼자 술이나 인터넷 등에 몰두하는 성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스트레스 유발 요인이 강하고 스트레스 관리에 실패하거나 회피한다고 응답한 '스트레스 초고위험군'도 3.7%에 달했다. 특히 30~40대에서 스트레스 위험군에 속하는 비율이 각각 48.7%과 55.2%를 나타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2명 이상은 우울증 성향이 있거나 매우 높은 것으로 우려됐다. '올해 들어 2주일 이상 기분이 우울해 의욕이 없고 잠도 잘 오지 않고 식사도 못하는 경우가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23.2%가 '가끔 그런 경우가 있다'(19.2%) 또는 '자주 있다'(4%)고 응답했다. '자주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우울증 성향이 매우 높아 전문의와의 상담 치료가 필요하다고 센터 측은 설명했다.

술에 의존하는 성향은 20.7%의 시민에게서 나타났다. '술을 마시고 나서 후회한 적이 있다', '술을 끊거나 줄여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술 때문에 가정이나 직장에서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술을 깨기 위해 아침에 다시 술을 마시는 경우가 있다' 등 4가지 자가진단 문항에 대해 207명이 2개 이상에 해당한다고 답해 알코올 의존성향이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6.9%는 3개 이상에 해당한다고 답해 알코올 의존성향이 심각한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이 같은 스트레스와 우울증, 알코올 의존증 등 정신건강과 관련된 문제를 질병으로 제대로 인식하는 시민은 88~90% 이상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도 심각한 질병이다'와 '우울증은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다'라는 항목에는 각각 절반 이상인 51%와 52.3%의 시민들이 '정말 그렇다'고 강한 긍정 응답을 내놨다.

김지현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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