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좀도둑 잡고 보니 건물-외제차 2대 소유

아내명의로 숨기고 범행

수십억 원 재산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60대가 대구와 경북지역의 고급 아파트 1층 집을 수십 차례 털어오다 꼬리가 잡혔다. 경북 안동경찰서는 9일 절도 혐의로 허모 씨(62·대구)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허 씨는 올해 2월 경북 안동시 용상동 박모 씨(45)의 1층 아파트 베란다 창을 뜯고 들어가 현금과 귀금속 등 84만 원어치를 털어 달아나는 등 최근까지 같은 수법으로 모두 43차례에 걸쳐 1억3800여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침입이 쉬운 아파트 1층만 고른 뒤 초인종을 눌러 주인이 없는 것이 확인되면 미리 준비한 범행도구로 베란다 창살 등을 절단하고 침입해 금품을 훔쳤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허 씨는 대구에 아내 명의로 된 대형 아파트와 건물, 최고급 외제승용차 2대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에는 부부가 건물임대료를 받아 생활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허 씨 명의의 재산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절도 전과 10범인 허 씨는 범행을 계속 부인하고 있다. 허 씨는 “경찰이 범행도구와 폐쇄회로(CC)TV 화면을 증거로 제시하고 있지만 내가 금품을 훔치는 장면을 보여주지 않는 한 범행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허 씨가 절도를 통해 재산을 모은 것으로 보고 추가 조사를 하고 있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