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목줄 왜 안맸나” 시비끝 이웃 살해

  • 입력 2009년 10월 12일 02시 57분


목줄을 매지 않고 개를 데리고 다닌다며 핀잔을 준 이웃을 살해한 피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11일 동네 주민인 고모 씨(47)가 애견에게 목줄을 매지 않았다고 핀잔을 주자 집에 있던 흉기로 찔러 고 씨를 살해한 혐의로 이모 씨(64)를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10일 오후 4시 50분경 서울 광진구 구의동 자신의 집 근처 공원에 있던 노모를 모시러 가면서 몰티즈종의 애견을 끌고 가다 한 행인이 “개 목줄을 하지 않았다”고 항의하자 말다툼을 벌이게 됐다. 화가 난 이 씨는 150여 m 떨어진 자신의 집에서 흉기를 들고 왔지만 행인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이 씨는 그 대신 집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던 고 씨에게 화풀이를 했다. 고 씨가 “행인이 누구인지 모른다”며 “목줄을 매지 않은 당신이 잘못한 거 아니냐”고 말하자 이 씨는 격분해 들고 온 흉기로 고 씨를 찔렀다.

이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10분 만에 검거됐다. 경찰은 이 씨가 전과는 없지만 “개 때문에 시비를 걸자 화가 나서 살해했다”며 담담하게 범행을 진술하는 데다 수법이 잔인해 다른 미제 살인사건과 연관이 있는지도 함께 추궁할 예정이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