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이 자전거 천국으로 변신하고 있다. 세계 5대 연안 습지인 순천만 생태 관광을 위해 공영 자전거 시스템을 도입하고 자전거 전문 조립 생산시설을 갖춘 ‘자전거 클러스터’ 육성에 나서는 등 자전거로 ‘생태도시’ 순천을 알리고 있다.
○ “마그네슘 자전거로 순천만 달린다”
순천시는 15일부터 마그네슘 재질로 된 자전거 100대를 ‘자전거 터미널’에 배치해 매곡동 동천수변공원에서 순천만까지 10km 구간에서 운영하기로 했다. 이 자전거는 국내에서 처음 개발한 마그네슘 재질 자전거로 순천시 해룡산업단지에 입주한 이륭엑스마가 만들었다. 무게가 13.2kg으로 일반 자전거(17.2kg)보다 가볍다.
자전거를 빌려주고 반납 받는 자전거 터미널은 동천수변공원, 풍덕교, 이마트 앞, 맑은물관리센터, 순천만생태공원 등 5곳. 관광객은 자전거 터미널 단말기에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누르고 전송된 문자메시지를 전화기에 입력하면 잠금장치가 풀린다. 이 같은 방식의 자전거 사용인증은 교통카드도 가능하다.
자전거마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부착돼 분실을 막고 이용도로도 확인할 수 있다. 전자제품을 충전하는 신기술 전력선 통신(PLC) 시스템도 도입됐다. 자전거 생태관광은 순천만 수질 개선과 배기가스 감소 등 환경을 지키는 사업 중 하나다. 기업 3곳이 참여한 KT컨소시엄이 순천만 생태환경 사업을 맡고 있다. 박상수 KT컨소시엄 과장은 “이 시스템이 순천만 생태 관광과 자전거 활성화를 위한 새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자전거 산업화’로 승부
순천시는 2012년까지 해룡산업단지 15만 m²(약 4만5000평)에 자전거 관련 기업 30여 곳을 유치해 국내 최대 자전거 생산 단지로 만들 계획이다. 산단 내 포스코 순천 마그네슘 판재공장은 초경량 마그네슘 자전거 재질을 공급하고 전남 테크노파크 신소재센터는 경쟁력 있는 생산기술을 제공한다. 순천시는 해룡산단이 활성화되면 200만 대 자전거 생산 시설을 갖춰 4000억 원의 수입 대체 효과와 일자리 2000개가 창출돼 자전거 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순천시는 최근 자전거 조립라인 구축 등 기반시설산업에 필요한 ‘자전거 클러스터 육성 사업’ 지정을 정부에 건의해 ‘고강도 마그네슘을 이용한 경량 자전거 산업기반 구축사업’이 지역전략산업으로 확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관세청도 자전거 관련 인프라 구축 및 특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순천의 마그네슘 단지를 종합보세구역으로 지정해 자전거 산업 활성화를 돕고 있다. 김경남 순천시 자전거정책담당은 “내년에 1억3500만 원을 들여 시민 27만 명 모두에게 자전거 보험을 들어줄 예정”이라며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를 유치한 순천이 자전거 도시로 탈바꿈하면서 생태도시의 꿈이 한층 무르익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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