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서 생일 맞은 ‘연명치료 중단’ 김할머니

  • 입력 2009년 10월 14일 10시 03분


연명치료 중단 이후에도 자발호흡으로 100일 넘게 생명을 유지해온 김옥경 할머니가 14일 병상에서 77번째 생일을 맞았다. 식물인간 상태의 김 할머니는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라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6월 23일 인공호흡기를 제거했지만 이후 대체로 안정적인 호흡과 맥박을 유지하며 114일째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김 할머니의 가족들은 그동안 2, 3명씩 조를 짜 할머니가 입원한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15층 병실을 교대로 찾았지만 14일에는 모두 모여 할머니의 생일을 기념했다. 맏사위 심치성 씨(49)는 전화통화에서 "매년 생신마다 가족 모임을 해왔던 것처럼 저녁에 가족들이 모여 생신 기념 기도를 드렸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김 할머니의 생일을 맞아 떡을 돌리는 등 조촐한 행사를 준비하려다가 최근 나빠진 병세 탓에 가족들이 모여 기도만 올렸다.

12일 오후 김 할머니의 호흡이 2분간 멈춰 산소포화도가 위급 상황 기준인 90% 아래로 급격히 떨어졌다. 병원 관계자는 "당시 무호흡이 길게 이어져 가족들을 병원으로 호출했지만 곧 회복했고 산소포화도, 호흡, 맥박이 정상 수치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조종엽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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