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로 통화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 양은 얼마나 될까. 가톨릭대 환경공학과 위정호 교수(사진)팀은 한국에서 2세대(2G), 3세대(3G) 휴대전화 등이 연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계산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신재생지속가능에너지리뷰’ 최신호에 발표했다. 국내 소비자가 정보기술(IT) 기기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연구한 것은 처음이다.
연구팀은 3G 휴대전화가 2G 휴대전화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내뿜는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 왜 차이가 날까. 먼저 2G와 3G는 통화할 때 소모하는 전기 양이 다르다. 대기 중일 때 2G와 3G 휴대전화 출력은 0.01W로 같지만, 통화 중일 때는 3G가 2W, 2G는 1.5W의 전력을 사용한다. 한국인의 통화시간은 한 달에 5시간, 기타 서비스를 사용하는 데 평균 하루 1시간을 쓴다. 3G의 경우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보거나 인터넷 서핑을 하는 데 1시간을 더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2G와 3G 휴대전화를 쓰는 사람은 지난해 약 4480만 명으로 5 대 5 비율을 보인다. 연구진은 사용 시간과 이용 패턴, 부품 차이를 고려해 계산한 결과 2G와 3G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지난해 배출한 전체 이산화탄소가 각각 1만172t과 2만3403t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전국의 휴대전화 중계국과 DMB 중계기가 소비한 전기를 이산화탄소로 환산한 결과 111만2590t이 나왔다.
연구진은 휴대전화를 포함해 노트북PC와 MP3플레이어,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등 한국인이 애용하는 11가지 휴대기기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산출했다. 가장 많은 것은 노트북PC로 21만4277t이었다. 노트북PC의 평균 출력을 20W로 보고 하루 8시간씩 사용한 것으로 계산했다. 3G와 2G 휴대전화, 전자책을 포함한 전자사전, 디지털카메라가 뒤를 이었다. 위 교수는 “11개 휴대기기가 연간 소모하는 전기는 약 273만 MWh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하면 연간 137만4000t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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