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마장동 우(牛)시장의 A축산점에서 일하는 문모 씨(46)는 20년 넘게 도축돼지의 고기를 부위별로 발라내 가공하는 정형 일을 해왔다. 문 씨의 노련한 손놀림 몇 번이면 돼지 한 마리가 삼겹살, 목살, 항정살 등으로 깔끔하게 분리됐다. 하지만 그는 3개월 전부터 일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이웃한 B축산점이 규모를 늘리면서 문 씨가 일하는 가게와 붙어있는 냉동실을 인수한 뒤부터다. 종업원만 4명인 B축산점은 백화점과 마트 등 대형 업소에 돼지고기를 납품했다. B축산점은 냉동실을 이용하려면 문 씨가 일하는 가게 안의 출입구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 축산점 직원들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냉동실을 들락거리자 문 씨는 앙심을 품었다.
10일 낮 12시경 출입구 문제로 B축산점 종업원들과 언성을 벌이던 문 씨는 B축산점 사장 김모 씨(40)를 불러낸 뒤 순식간에 도축용 도끼를 휘둘렀다. 김 씨가 머리를 팔로 막았는데 다행히 도끼가 머리와 팔 사이로 비껴가는 바람에 팔에 작은 상처만 입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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