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에세이 “활동 나열 NO!… 열정+구체적 예시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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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0일 03시 00분


미국 대학 지원서
‘경험으로 뭘 배웠나’ 밝혀야… ‘과거의 나’ 부정적 내용 금물

고3 김모 양(18)은 요즘 미국 대학에 제출할 원서 준비에 한창이다. 마음 같아선 명문대에 지원하고 싶지만 눈높이를 낮췄다. 미국식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점수가 높은 편이 아닌 데다 눈에 띄는 교내외 활동 경력이 없기 때문. 학교 내신 성적이 ‘1등급’이긴 하지만 내세울 만한 수상실적도 없어 스스로를 ‘경쟁력이 낮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궁금하다. ‘해외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은 과연 나의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평가할까.’

김 양은 “해외 대학들은 점수뿐 아니라 자기소개서, 봉사활동, 인턴십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학생을 선발한다는데, 점수 때문에 지레 겁먹고 지원하지 않았다가 기회를 놓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내년 9월 학기 입학을 목표로 해외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10월은 가장 중요한 시기다. 올해 12월∼내년 1월에 집중되는 각 대학의 원서접수 시기에 맞춰 ‘매력적인’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

하지만 유학 준비를 하는 학생 중엔 김 양과 같은 고민을 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 “개성이 돋보이는 에세이를 써라” “점수는 높을수록 좋다” 등 합격 가능성을 높인다는 가이드라인은 많지만, 진짜 해외 대학 입학심사위원들이 학생의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기 때문이다.

김 양의 사례를 통해 해외 명문대가 낙점 짓는 ‘포트폴리오’의 조건에 대해 알아보자.

Student(학생): Female at Public School(사립고3 여학생)

Nationality(국적): South Korea(한국)

Intended Major(희망 전공): Economics(경제학)

GPA(내신성적): 3.9

SAT I: 2100

SAT II: Biology(생물) 600/Math II(수리2) 65

「학생의 SAT I과 II 점수는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합격생들의 점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매우 우수한 내신 성적이 SAT 성적을 보완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900점대의 SAT 성적으로도 명문대에 합격한 사례가 있다. 점수 자체에 집착하지 말고 전체 포트폴리오에 ‘플러스’가 될 수 있는 요소들을 찾아 교내외 활동 목록, 에세이 등에 추가하도록 한다.」

Extracurricular Activities(과외 활동):

Mission trip to India for two weeks in 2007(2주간 인도 선교활동)

Worked as a tutor in school for younger kids for three months in 2007(3개월간 어린 학생들에게 공부 지도)

Worked as an interpreter in a company for total two weeks in 2009(2주간 한 회사에서 통역관으로 활동)

Helped my middle school whenever I could;total one month(중학교에서 봉사활동)

Have helped a girl in Congo by offering some amount of money through one organization since 2007(2007년부터 자선단체를 통해 콩고의 불우아동에게 기부활동)

「교내외 활동 목록을 통해 이 학생의 관심사가 지역사회 봉사라는 점을 정확히 알 수 있다. 꾸준히 다양한 경로로 봉사활동을 해왔다는 점에서 일관성이 돋보인다. 바쁜 학기 중에도 봉사활동에 시간을 할애했다는 점은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

Essays

Essay 1: Common Essay Prompt: Evaluate a significant

experience, achievement you have faced and its impact on you(중요한 경험이나 자신이 거둔 성과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가).

In April of 2007, I had the opportunity to go on a mission trip to India. At first, I was unsure about the trip.(중략) However, as I spent time with the natives, I realized how foolishly I was living(2007년 인도에 선교활동을 갔다. 인도 사람들과 지내면서 내가 얼마나 어리석게 살아왔나 깨달았다). There was more to life than money and possessions, which were my sole purpose for life.(인도에 가기 전엔 돈과 재산만이 내 인생의 유일한 목표였다.)…(중략).

「어떤 활동을 통해 배운 점을 쓰는 에세이(Extracurricular activity essay)는 거의 대부분의 대학이 요구하는 공통사항이다. 그만큼 잘 써야 한다. 이 에세이의 핵심은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가’이다.
마지막 문장은 매우 위험하다. 종종 학생들은 경험, 교훈을 통해 ‘변화된 나’를 강조하기 위해 ‘과거의 나’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묘사한다. 이런 내용은 입학사정관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긴다. ‘특정 종교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돈을 아낄 줄 몰랐다’처럼 도덕적 논란을 불러일으킬만한 내용은 가급적 쓰지 않는 게 좋다.」

The World Vision is an association, in which people contribute a certain amount, to help a child in need. Through the program, I came to help a girl named Kakudji Pierrette. I was able to help save a life by saving up on one single dinner. Through helping the child, I felt a new kind of happiness; sharing. The beauty of giving was what I never have felt before and it helped me to set a new life goal: To study and reach a point, where I could effectively help those in need. (이하 생략)

(World Vision이라는 아동구호단체를 통해 콩고의 한 소녀를 도왔다. 한 끼를 굶고 그 돈으로 기부금을 냈다. 이 경험을 통해 나눔의 기쁨에 대해서 배웠으며 새로운 인생 목표로서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졌다.)

「기부금을 보내 해외 불우아동을 도왔고, 이 경험을 통해 나눔의 의미와 행복을 배웠다는 내용이다. 어려운 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공부하겠다는 목표도 담겨있다.
전체적으로 구체적인 예시가 부족하다. 소녀와 편지를 주고받은 경험 또는 편지 내용의 일부를 적고 배운 점 또는 느낀 점을 쓴다면 심사위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목표에 대해 적었지만, 어떤 계기에서 이런 목표를 갖게 됐는지는 나와 있지 않다. 자신의 목표와 경영학과에 지원한 이유를 연관지어 설명했다면 더 좋은 에세이가 될 것이다.
예는 구체적일수록 좋다. 배움의 열정을 보여주고 싶은가. 창의적으로 표현하라. 상당수의 학생이 ‘다양한 분야의 학문에 관심이 많다’고 쓴 뒤 이런 저런 활동을 죽 나열한다. 지난해 미국 다트머스대에 입학한 한 학생은 달랐다. “내 책장엔 환경보호에 대한 연구논문, 디자인책, 프로이드의 ‘꿈의 해석’, 조지오웰의 ‘1984’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이 꽂혀있다”며 자신의 열정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도움말:

사라 월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입학사정관 5년 지냄, 현 GEO 상임컨설턴트)
석철민
(YBM프리미엄컨설팅 사업부팀장)
제이미 리
(해커스 에세이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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