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 온산주민들 “110억 어디에 쓸까”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0일 03시 00분


석유공사 “석유비축기지 건설, 주민에 감사”
건설과정 나오는 잡석 판 돈 주민발전기금으로

울산 울주군 온산읍 주민들이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자그마치 110억 원이나 되는 돈을 어디에 써야 할지 결정해야 하기 때문.

이 돈은 한국석유공사가 시행하는 석유비축기지 건설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버력’을 매각해 얻은 수익금. 버력은 지하 암반을 굴착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광물이 섞이지 않은 잡석(雜石)이다.

한국석유공사는 2006년 온산읍 학남리 300 일원에 석유비축기지 건설을 허용해준 온산읍 주민들이 버력을 판매해 복지사업에 쓰도록 했다. 높이 30m, 길이 18m의 석유비축기지 건설로 발생하는 버력은 총 210만 m³.

이 버력은 4개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실시한 공개경쟁입찰에서 신한기계에 110억3000만 원에 낙찰됐다. 주민들은 당초 낙찰가를 73억 원 정도로 예상했지만 50%나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울주군 온산읍 우봉리에 본사를 둔 신한기계가 바다를 매립해 용지를 확장하기 위해 인근 석유비축기지에서 나오는 버력이 필요했기 때문.

온산읍 주민(8581가구, 2만2636명)에게 골고루 나누면 한 사람당 48만6000원씩 돌아갈 수 있는 이 돈은 지난해 말까지 전액 입금돼 현재 울주군이 통장에 입금해 세외수입으로 관리하고 있다. 당초 온산읍 주민들은 울산시교육청이 지난해 추진한 울산외국어고의 온산읍 유치를 위해 버력 판매대금을 사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울산외고가 북구 중산동으로 최종 확정되자 다른 사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울주군은 버력 판매대금 전액을 온산읍 발전을 위해 사용키로 하고 내년 상반기에 ‘버력추진대책위원회’(위원장 이인섭)와 협의해 5000만 원을 들여 지역발전 사업을 찾기 위한 연구용역을 의뢰할 계획이다. 울주군은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온산읍 지역발전에 적절한 사업을 선택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주민들과 전문가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주민들과 지역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을 확보하는 데 버력 판매수익금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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