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정도연 씨(40·인천 계양구 효성동)는 17일 초등학생인 아들과 함께 부평구 청천동 나비공원을 찾았다. 공원에서 나비의 생태를 관찰한 것은 물론 산책로를 따라 서식하고 있는 다양한 식물도 함께 둘러봤다. 그는 “도심 속에서만 자라 온 아들이 자연의 소중함을 스스로 깨달은 것 같다”며 “가족나들이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부평구가 67억여 원을 들여 청천동 장수산 일대 50만 m²에 조성한 나비공원이 14일 문을 열었다. 공원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시설은 살아 날아다니는 나비를 직접 관찰하고, 만져 볼 수 있는 ‘나비생태관’이다. 수도권 최대 규모로 알려진 이 생태관에는 국내에 가장 많이 분포된 노랑나비와 배추흰나비, 호랑나비, 제비나비 등이 날아다닌다. 나비의 애벌레가 먹는 식물인 산초나무와 황벽나무, 종지나물, 비수리 등이 자란다. 나비의 성충이 먹는 배초향과 벌개미취, 찔레 등을 통해 나비의 서식환경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내년부터 시설을 보완해 겨울철에는 동면에 들어간 각종 곤충을 관찰할 수 있다.
수도권 최대 50만 ㎡규모
생태시설 체험관 마련
야외엔 야생화 동산도
생태관 옆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1064m²)로 지은 자연교육센터는 어린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장소다. 인간에게 이로운 곤충과 해로운 곤충, 생태계 구조, 보호해야 할 동식물 등을 보여주는 전시실을 갖추고 있다. 나비가 알과 애벌레, 번데기를 거쳐 날기까지의 과정을 볼 수 있게 꾸민 생물전시실과 외국의 나비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나비표본실도 설치했다.
야외에 설치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농촌 풍경이 펼쳐진다. 비닐하우스나 논두렁 등에서 각종 농작물을 재배하는 ‘흙의 정원’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해바라기와 메밀, 벼, 옥수수, 목화, 고구마, 콩, 가지 등이 자라고 있어 어린이들에게 농촌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넝쿨 식물인 호박과 수세미가 자라는 터널을 지나게 된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의 야생화가 자라는 ‘들꽃동산’도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관람 코스다. 봄(금낭화 기린초 돌나물 둥글레 매발톱)과 여름(금불초 꼬리풀 꽃창포 노루오줌 도라지), 가을(감국 구절초 당귀 쑥부쟁이 해국)에 자라는 야생화를 계절별로 볼 수 있다. 고사리와 곰취, 동의나물, 피나물, 우산나물과 같은 음지식물도 서식하고 있다. 나비생태관과 자연교육센터는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 다음 날에 휴관하며 야외 생태숲을 비롯한 나머지 시설들은 1년 내내 오전 9시∼오후 6시 문을 연다. 단체관람(50명까지)은 관람 1주일 전에 전화로 예약해야 한다. 관람료는 없다. 032-509-6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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