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준화 역기능 - 사교육 영향력 드러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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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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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수능성적 자료 공개
서열화 우려에 학생-학교이름은 비공개
안병만 장관 “외고 제도개선안 연내 마련”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2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대학총장협회 이사회에 참석해 총장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2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대학총장협회 이사회에 참석해 총장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과학기술부는 12월 공개할 수능 성적 분석 보고서에 보조 자료와 수능 원자료의 비교 분석에 따른 입체적인 분석 결과가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 성적 공개 내용과 수준


분석보고서는 수능 성적을 끌어올리거나 떨어뜨리는 요인을 밝혀내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5년간 두드러진 성적 향상이나 하락을 보인 학교가 있다면 그 원인도 분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성적이 높게 나온 고교의 경우 수험생의 입학 당시 성적과 수능 성적 비교, 성적 부진 학교의 경우에도 수험생이 재학했던 3년간 성적 추이를 추적해 변수를 밝혀낸다는 것이다.

성적이 우수한 학교의 경우 우수한 입학생을 뽑은 ‘입시 효과’인지, 학습 과정이 우수한 ‘학교 효과’인지도 분석을 통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시군구의 재정이 해당 지역 학교 성적에 미치는 영향, 평준화와 비평준화 지역의 성적 비교, 사교육 효과, 부모 학력과 학생 성적 비교 등의 자료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교과부는 학교와 학생 이름은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수능 성적 자료가 자칫 학교 서열화나 선호학교 쏠림현상 등의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성적 향상이 두드러진 학교의 경우 시도교육청 및 해당 학교와 협의를 거쳐 학교 이름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올 수능 성적도 같은 수준으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학업성취도 평가와 수능 성적 비교 등의 자료가 나온다는 얘기다. 내년의 성적 분석 공개 수준은 대법원에 계류 중인 재판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 교과부의 설명이다. 서울고법은 2007년 4월 성적 공개를 주장한 원고들에게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에서도 원고 승소 판결이 나올 경우 교과부의 성적 공개 범위도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 성적분석 공개 이유와 구상

교과부가 학교별 학생별로 심층 자료 분석에 들어간 이유는 최근 언론을 통해 발표된 수능 성적 자료가 학교별 줄세우기 등의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최근 보도된 고교별 성적 자료는 수능 원자료를 토대로 한 것으로, 어느 학교의 성적이 높고 낮은지에 대한 단순 정보만 담겨 있을 뿐 원인 분석이 빠져 있다는 게 교과부의 시각이다. 한 관계자는 “학교가 성적순으로 언론에 공개된 이상 무대책으로 공개를 미룰 수만은 없었다”고 전했다.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수능 성적이든 뭐든 공개해야 새로운 발전의 전기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성적 공개를 통해 교육정책의 틀을 고치자는 의지가 보였다. 교과부는 성적 분석과 공개 이후 공개된 자료를 정책 담당 공무원과 일선 교육청, 연구기관에 보내 정책 자료로 활용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수능 원자료 가공을 통해 학생 성적을 끌어올린 학교와 그렇지 못한 학교에 대한 맞춤형 지원 정책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한편 외국어고를 자율형 사립고 등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되는 것과 관련해 안 장관은 “다음 주 외국어고 제도 개선 정책연구 용역을 맡긴 뒤 올해 말까지 정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과부는 11월 중순 연구 용역 결과가 나오면 외고 제도 개선에 대한 각계 의견을 들어 최종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사교육 대책, 입시제도, 다양한 학교 개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선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안 장관은 “외고 개선안은 빨라도 2011학년도부터 적용해 현재 외고 재학생이나 올해 시험을 보는 수험생은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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