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우리 대학 스타/대전大MTB 국가대표 박준성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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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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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자전거 다운힐의 국내 1인자

변변한 훈련장-지원 없어
아르바이트로 경비 벌어
“내달 亞선수권 3위 목표”


‘2004년 크로스컨트리 4위(주니어), 2005년 다운힐 2회, 크로스컨트리 1회 우승, 2006년 다운힐 3회, 크로스컨트리 3회 우승, 2007년 다운힐 3회 우승, 2008년 국가대표로 발탁 및 다운힐 7회 우승, 2009년 국가대표 발탁 및 다운힐 6회 우승….’

대전대 컴퓨터공학부 1학년에 재학 중인 산악자전거(MTB) ‘다운힐(Downhill)’ 종목 국가대표 박준성 선수(23)의 화려한 성적이다. 그러나 주변에 그를 알아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산 정상에서 아래쪽으로 빠른 시간 내에 내달리는 다운힐은 호주나 유럽 등지에서는 ‘MTB의 꽃’으로 불리지만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자전거 타기를 좋아한 박 선수는 충남기계공고 3학년 때 집 주변 MTB 판매점에 자주 드나들다 다운힐에 입문했다. 경력이 5년밖에 되지 않지만 프로필을 보면 그의 실력이 단연 ‘국내 최고’임을 알 수 있다. 이 가운데 2007년 6월∼2009년 8월 기록은 대전시청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지내면서 출전해 얻은 성적이다.

‘숨은 스타’인 그를 알아보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사람은 김종혁 사장. 서울에서 자전거 판매점 ‘메일바이크’를 운영하는 김 사장은 800만 원 상당의 MTB를 그에게 제공하고 소모품도 지원해 주고 있다.

박 선수는 공익근무요원 시절에는 ‘자전거 특기병’으로 불렸다. 원래 보직은 사무보조였지만 대전에서 열리는 각종 산악자전거대회의 코스 개발 업무를 많이 했다. 박성효 대전시장이 ‘자전거 잘 타는 공익근무요원이 동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이 업무를 맡겼다.

하지만 국내에서 비인기 종목인 다운힐 선수로 활동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마치 스키점프를 소재로 관객 1000만 가가운 관객을 끌어 모은 영화 ‘국가대표’를 연상하게 만든다.

박 선수의 하루는 오전 수업, 오후 운동, 밤(오후 6시∼밤 12시) 아르바이트로 이뤄진다. 운동 뒤 원기를 회복해야 하는데 밤늦도록 치킨을 배달해야 한다. 한 번에 20만∼30만 원가량 드는 국내 대회에 매년 10차례 정도 출전하고 자전거 소모품비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대표가 1회성 국제대회 출전용이기 때문에 외국 대회가 아닌 국내 대회는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한다.

박 선수가 영화 ‘국가대표’에서 가장 눈시울을 적신 대목은 변변한 연습장이 없어 삽을 들고 점프대 공사를 하던 장면. 자신도 연습 장소가 마땅치 않아 대전 보문산 주변에 삽을 들고 직접 점프대 등을 만들어 사용하곤 했기 때문이다.

박 선수는 지난해 5월 일본에서 열린 저팬시리즈 다운힐 경기에 참가한 뒤로 고민이 깊어졌다. 국내 1인자라고 자부했던 그가 저변이 넓은 일본에서는 겨우 중급자 종목 15등을 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박 선수는 “다음 달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선 목표인 3위를 하고 일본에서 사생결단의 마음으로 부닥쳐 보고 싶다”며 “유학을 가거나 최소한 국내에서라도 수업과 훈련비용 부담 없이 연습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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