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산하 지부의 단체협약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도록 한 혐의(노동조합법 위반)로 손영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위원장을 입건했다. 단체협약의 위법조항 때문에 노사 당사자가 사법 처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동부는 22일 “노동부가 전공노 지부인 전남 무안군청 지부와 전북 전주시청 지부에 대해 올 7월 단체협약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지금까지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전공노 지부의 실질적인 단체협약 개선 책임자가 손 위원장이어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두 지부의 단체협약이 노조가 임용권에 개입할 수 있게 하는 등 위법사항을 담고 있어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두 지부는 시한 내(30일)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행 노동조합법에 따르면 노동부는 단체협약에 위법한 내용이 있으면 노동위원회 의결을 거쳐 시정을 명령할 수 있다. 노사 양측이 시정하지 않으면 최대 벌금 500만 원 이하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 노동부 측은 “사측(지방자치단체장)은 시정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했기 때문에 입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공노 손 위원장은 “정부가 공무원노조를 탄압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며 “노동부 조사에는 응할 생각이 없지만 검찰에서 부른다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이날 징계위원회를 열어 시국선언대회에 참가했던 전공노 손 위원장의 파면을 결정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노동부도 사법처리권 있나 노동부는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경찰처럼 범죄수사를 할 수 있는 ‘특별사법경찰관권’을 갖고 있다. 다만 그 범위는 사업장에서 산업재해, 외국인 불법 체류자 고용, 임금체불 등 노동 관련 각종 위법행위로 제한된다. 노동 관련 위법행위를 조사(입건)한 뒤에는 검찰에 송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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