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에 골퍼가 캐디 보조 없이 운동을 할 수 있고, 잔디에 농약을 뿌리지 않는 골프장이 개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더원은 시범 라운딩을 거쳐 제주시 조천읍 131만8426m²(40만 평)에 27홀 규모의 ‘에코랜드’ 골프장을 23일 개장한다.
이 골프장은 당초 회원제 골프장으로 회원권을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포기하고 사실상 퍼블릭 골프장으로 전환했다. 일반인도 예약할 수 있다. 대부분의 골프장이 퍼블릭이라도 캐디를 써야 하지만 이 골프장은 ‘노(NO) 캐디’를 선언하고, 골퍼가 직접 전동카트를 운전하면서 라운딩을 즐기도록 했다. 캐디가 없는 만큼 고객 입장에선 8만∼10만 원을 아낄 수 있다. 1인당 그린피(18홀 기준)는 월∼목요일 10만3000원, 금∼일요일 13만7000원.
골프장의 농약 사용은 환경오염 논란의 대상이다. 특히 제주지역 골프장은 농약이 땅속으로 스며들 경우 제주의 ‘생명수’로 불리는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다고 환경단체들은 주장한다.
그래서 이 골프장은 페어웨이에 ‘조선 잔디’로 불리는 난지(暖地)형 잔디(한국잔디)를 깔았다. 겨울철에 잔디 색깔이 누렇게 변하는 단점이 있지만 병해충에 강하다. 제주지역 대부분 골프장은 겨울에 잘 자라는 한지(寒地)형 잔디인데 여름철에 습기, 고온 등의 영향으로 쉽게 말라죽어 농약을 자주 뿌려줘야 하는 단점이 있다.
난지형 잔디라도 생육, 잡초 제거 등을 위해 최소한의 농약이 필요하지만 에코랜드는 미생물제제로 대신한다. 잔디 사이에 자라는 잡초는 인부를 고용해 하나하나 손으로 뽑는다. 제초 인력만도 연인원 4500명이나 된다.
김치명 에코랜드 전무는 “2006년 1월 환경영향평가 협의 당시 무농약 골프장에 대한 검증이 없어 위험하다는 환경단체 등의 우려를 충분히 해소시킬 자신감이 있었다”며 “무농약뿐만 아니라 주변 자연경관을 그대로 살려 친환경 골프장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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